[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세계 경기에 대한 일본 기업 경영자들의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주요 기업 대표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세계 경기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라는 응답이 41.3%로 2012년 9월 이후 7년 만의 최고 수준이 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자체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미·중 무역 마찰과 중국 경기의 둔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설비 투자를 재검토하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고, 국내외의 경기 행방을 판별하려고 하는 경영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기 상황에 대해서 '완만하게 악화되고 있다' 또는 '악화되고 있다'라는 응답이 총 41.3%로 지난번 조사를 13.5포인트 웃돌아 '악화'가 '확대'를 역전했다. 반년 후의 세계 경기 전망에 대해서도 '악화'가 36.6%였다. '확대'를 역전한 지난번 조사에 비해서도 6%포인트 상승했다.

일본 도쿄 항구 컨테이너 터미널. /사진=AP, 뉴시스.
일본 도쿄 항구 컨테이너 터미널. /사진=AP, 뉴시스.

경계감의 이유로 과반을 차지한 것이 '미·중 무역마찰'과 '중국 경기 악화'다. 미쓰비시 케미컬 홀딩스(HD) 사장은 "미-중 무역 마찰의 해결 추세가 보이지 않고, 세계적으로 경기 감속의 염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토추상사의 사장도 "정치·외교를 원인으로 하는 불투명감이 퍼져, 기업경영은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고 피력했다.

10월 말에 다가오는 영국의 유럽 연합(EU)이탈에 대해서도 29.7%가 영향이 있다고 회답했다. 통관업무의 정체나 서플라이 체인(supply-chain)의 혼란을 이유로 꼽는 경영자가 많았다. 한-일 관계 악화에 관해서는 26.2%가 기업 경영에 '영향이 있다'고 보고있다. 아사히 그룹홀딩스의 사장은 "한국에서 8년간 유지하던 수입 맥주 선두 자리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본 내 경기에 대한 영향을 우려하는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상황은 '확대'가 20.0%로 '악화'(17.3%)를 웃돌고 있다. 그러나 3개월 이후 전망에 대해서는 '악화'가 35.1%로 '확대'(10.3%)를 역전했다.

세계 경기의 악화 전망에 가세해 소비 증세에 대한 경계감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밀리매트의 대표는 "소비 증세를 앞두고 국내 경기는 제자리걸음이 계속 된다고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올해 설비 투자액에 대한 당초 계획 재검토 여부 질문에서도 '늘린다'는 4.2%에 불과했으며 '줄인다' 9.7%, '바꾸지 않는다' 대답이 80.6%를 차지했다. 국내외에서 불투명감이 강해지는 가운데, 경기의 방향을 관망하려고 하는 경영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산토리홀딩스의 대표는 "국내에서는 경기대책을 확실히 강구할 필요가 있다. 생산성 향상에 대한 투자를 한층 더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 매체에 제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일본 내 주요 기업 사장을 대상으로 3개월에 1회 실시하는 것으로 이번엔 8월 28일~9월 13일에 실시, 145곳으로부터 회답을 얻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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