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택지표 호조 & 英 대법원 판결 따른 조기총선 가능성도 주요 환율에 영향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5일(미국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유로, 파운드, 엔화의 가치가 모두 추락했다. 특히 파운드화가치 낙폭이 컸다. 미국의 8월 신규주택 판매 호조 속에 영국에서는 대법원이 보리스 존슨 총리가 최근 의회정지 결정을 했던 것을 위법이라고 결정한 것이 주요국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이날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관련 악재가 다소 진정되면서 달러가치 급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 동부시각 오후 3시47분 기준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1.0945 달러로 0.68%나 하락했다. 같은 시각 달러 대비 파운드의 가치는 1.2357 달러로 1.04%나 곤두박질 쳤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107.77엔으로 0.65%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이 올랐다는 건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가 절하됐다는 의미다.

이날 CNBC는 미국증시 마감 2분 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9.02로 0.69%나 급등했다고 전했다.

서울 시내 환전소 앞.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 환전소 앞. /사진=뉴시스.

이날엔 달러가 유로, 파운드, 엔화 위에 군림한 하루였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8월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무려 7.1%나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3.5% 증가 예상)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는 달러가치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날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은 트럼프발 악재 진정이었다.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탄핵 추진 사유였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시장 일각에선 "트럼프가 젤렌스키에게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관련 조사를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통화 내용에 결정적인 것은 없었다"고 인식했다. 게다가 미국 하원이 트럼프 탄핵을 추진하더라도 상원에서 부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을 몹시 원한다"면서 "미-중 무역협상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보다 일찍 타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전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과의 나쁜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시장에 충격을 줬는데 이날엔 말을 바꾸면서 시장을 안도케 했다. 시장 일각에선 "트럼프가 탄핵 추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더 매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이같은 트럼프발 악재 진정이 이날 달러가치 강세의 가장 큰 요인이 됐다고 CNBC는 진단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유럽에서는 영국 대법원이 "최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여왕이 동의했다면서) 의회 정지 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위법이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영국에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연기 및 조기 총선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파운드화 가치를 크게 떨어뜨렸고 유로화도 압박했다.

한편 미국 신규주택판매 지표 호전 및 트럼프 관련 악재 진정은 글로벌 안전통화를 대표하는 엔화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