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디지털화폐, 달러 중심 가상통화에 대한 방어적 성격 더 강해"

비트코인 주화 모형. /사진=뉴시스.
비트코인 주화 모형.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중국 인민은행이 중앙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자체 디지털화폐 발행에 나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중앙은행 행보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사람들은 '중국판 비트코인'을 모종의 무기로 쓰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그러나 금융결제원의 조사연구에 따르면 인민은행의 '숫자화폐'는 일단은 방어적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결제원이 최근 발행한 '중국의 CBDC 발행 추진동향' 보고서에서 정주봉 수석연구역은 "인민은행이 올해 11월11일 '숫자화폐'라는 이름의 디지털화폐를 발행한다고 보도되고 있다"며 "비트코인과 페이스북의 가상통화 리브라 등에 대응하기 위한 발행으로 간주된다"고 전했다. 디지털 화폐 시장 선점 의지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른 디지털 화폐의 공세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려는 의도가 강해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시장 여건상 중국 자체적으로 디지털 화폐의 다급성도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예컨대 디자인회사를 경영하는 김선경 대표는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현금을 꺼내면 오히려 환영을 못받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화폐를 받은 상점 주인이 위조지폐가 아닌지를 한참 들여다 본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중국의 경우 대부분 현금결제가 휴대전화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직불카드처럼 쓰는 휴대전화 결제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이 인민은행의 숫자화폐 발행 필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인민은행 숫자화폐의 특이점은 상업은행들과의 깊은 관련성이다.

정 수석연구역은 "숫자화폐는 인민은행이 지급을 보증하는 무이자 방식의 법정화폐로 전자결제수단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금은 익명성에 기대 가치저장수단으로 인기가 있으나 실명제에 기반한 중국의 숫자화폐는 추적이 가능해 소액의 교환매개수단 이외 가치저장수단으로 보유할 유인은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 수석연구역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의 리브라 발행이 보류는 됐지만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며 "달러기반 디지털화폐의 발행이 확산되면 중국 내에서도 화폐주권이 크게 흔들릴 것을 대비하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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