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장관 관련 수사도 엄정히 하고, 검찰 개혁도 제대로 하면 될 일"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가. 남북이 갈라진 것도 억울한데 크지도 않은 나라에서 국론마저 둘로 쪼개져 있다. 한쪽은 '조국 법무장관 퇴진, 조국 일가 관련 엄정 수사'를 외친다. 다른 한쪽은 '조국 장관 수호, 검찰 개혁'을 외친다. 조국 장관 관련 의혹 수사도 엄정하게 하고 검찰 개혁도 철저히 하면 될 텐데 왜 사태가 더 악화되는지 안타깝다. 검찰은 조국 장관 관련 의혹 수사를 한 치의 오해도 생기지 않도록 공정하게 하고 정부는 검찰 개혁을 제대로 하면 많은 국민의 박수를 받을 것이다.

'조국 블랙홀 심화'가 몹시 걱정된다. 온통 이슈가 조국 장관 관련 갈등 속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양상이다. 나라 경제가 악화일로인데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다. 한국을 둘러싼 대외 상황이 엄중한데 이렇게 막가도 되는지 묻고 싶다. 혼란이 지속돼 나중에 국민들의 살기가 더 어려워지면 결국은 국민들이 나서 나라를 이렇게 만든 사람 또는 세력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임을 정치권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이 분열되면 좋아할 세력이 누구이겠는가. 한국과 대치중인 북한, 한국과 첨단분야에서 경쟁중인 중국, 그리고 틈만 나면 한국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일본일 것이다. 한국이 분열되면 백성들의 삶은 더 고달파질 것이다. 

지난 28일 열린 조국 찬-반 집회. /사진=뉴시스.
지난 28일 열린 조국 찬-반 집회. /사진=뉴시스.

최근 들어 북한은 틈만 나면 신무기 자랑하고 한국을 협박 또는 비난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정부에 있는 변덕 없는 변덕 다부린다. 일본 아베 정부는 한국 경제의 심장부를 파괴하려 겁박한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굴기 등을 외치며 한국의 첨단산업을 밀어내기 위해 호시탐탐 노린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는 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주요 경제정책혼선, 경제난 심화에 따른 소비 위축, 부동산 관련 부채 급증으로 인한 소비여력 악화 속에 백성들은 막막해지고 한국의 자영업자들은 살기가 힘들다고 호소한다.

나라 또는 국민이 주인인 공기업들도 가관이다.

일부 공기업에선 성희롱 등 임직원의 폭행, 폭언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5년부터 올 8월까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산자부 산하기관에서 임직원간 가해 건수가 190건이었고 이중 성희롱 건수가 84건이나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기간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에선 성희롱 건수가 각각 19건, 23건이나 발생했다고 이훈 의원은 덧붙였다.

금융당국도 한심하다. 과거 키코 사태에 이어 또다시 파생상품 대규모 손실 사태가 발생했다. 피해를 당한 중소기업, 투자자들은 땅을 치며 억울해 하고 있다. 그런데 금융당국은 이제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선다. 중국 인민은행은 자신들 만의 암호화폐를 출시키로 하는 등 미래 새로운 결제수단 시대에 적극 대비하는데 한국에선 이런 일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 등에선 낙하산 논란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나라가 어수선하니 공기업, 금융당국마저 엉망으로 돌아가고 있다.

우리 경제정책 당국을 쳐다봐도 말문이 막힌다. 한국의 경제상황이 악화일로인데 "우리 경제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말이 나오게 하고 있다. 청년, 중년 일자리 마련이 시급한데 언제까지 세금에 의존한 고령자 일자리 증가만 갖고 포장하려는지 지켜볼 일이다.

지금이라도 정치권은 한쪽 국민의 편만 챙기는 일은 중단해야 할 것이다. 조그마한 나라에서 한쪽만 챙기겠다고 하면 그게 제대로 된 국가 관리 인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의혹이 있으면 조사, 수사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정인들만 감싸면 그게 개혁인가. 그리고 그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살하는 일이 있었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논란도 있었다. 특권층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의혹도 있었다. 그래서 검찰 개혁 또한 필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조국 법무장관 관련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는 것도 검찰 개혁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검찰총장이 "조국 장관 의혹 관련 수사도 제대로 하고 검찰 개혁에도 적극 협조 하겠다"고 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정부나 여당, 야당 모두 이제는 좀 더 솔직해져야 할 때다.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말 바꾸기를 자주 하면 국민들이 등을 돌린다. 내로남불 하면 국민들이 경악한다. 정부, 여당이 제대로 된 민심을 읽어야 정부가 성공하고 정책이 성공한다. 야당도 힘을 키워 정부를 제대로 감시하려면 혁신에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 그래야 견제 기능이 살아난다. 

정부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금융당국이든, 공기업이든 국민 무서워하지 않는 세력은 언젠가는 다수의 국민들로부터 제대로된, 가혹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한국은 성장률 2.2%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더 커졌다"고 경고한 뉴스가 주말 한국인들을 우울하게 했다. 제대로 된 경고다. 한국의 현실이 이지경인데 말로만 국민 위하고 실제로는 다른 행동을 하는 세력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상식의 세계로 복귀해야 할 것이다.

농부들은 말한다. "농작물은 농민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성장한다"고 말이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정치권이 혼신을 다해 국가를 관리하고 경제를 살펴야 백성들의 살림살이가 좋아진다. 그렇지 않고 정치권이 한쪽만 챙기는 행위를 계속 하면 절반의 국민은, 살기가 더 힘들어진 국민은, 결국 말없는 표심으로 대응할 것이다. 국민에 대한 위선이나 오만한 자세를 버려야 나라가 편해지고 국민이 안도한다. 얄팍한 임기응변, 자기가 잘못 해놓고 상대편에 잘못을 뒤집어 씌우는 행위는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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