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원들 "명백한 사기판매, 은행 파생상품 판매 금지해야" 촉구
금융위원장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 200여건 분쟁조정 신속히 진행"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4일 정무위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임민희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4일 정무위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임민희 기자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이달 말쯤 파생결합상품(DLF·DLS) 관련 제도개선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은행의 고위험 파생상품 판매 금지와 내부통제 강화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은 위원장은 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사태와 관련해 "이번에 금융감독원이 조사해서 실태를 파악한 결과 서류상으로 봐도 20%가 불완전판매로 밝혀졌다"며 "금감원 결과를 기반으로 이달말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는 은행들의 DLF 사기판매 의혹에 대한 질의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중간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금년 들어 독일금리가 떨어졌는데 5월 29일 DLF 판매중단 시점에 벌써 금리가 –0.2%로 떨어졌다"며 "하지만 은행들이 무리하게 판매하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한테 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소속 김병욱 의원도 "해외금리 DLF 사건은 불완전판매를 넘어 사기판매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상품은 공모펀드의 규제를 피할 목적으로 사모펀드 형태로 쪼개기 발행됐다"며 "특히 은행들은 실적을 앞세워 고객에게 가장 위험한 상품을 가장 안전하다고 거짓말로 판매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은성수 위원장이 "불완전판매나 사기 등에 대해 조심스런 부분이 있다"며 "신중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DLF가 불완전판매 수준이 아니라 설계자체가 잘못됐다면 금융위가 판단해 줘야 한다"며 은 위원장의 애매모호한 답변태도를 질책했다. 김용태 의원은 "상품설계에 문제가 있다면 방카슈랑스를 폐지하고 은행이 아닌 금융투자회사에서 판매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해당 은행장들의 증인 불출석을 문제삼았다. 김정훈 의원은 "두 은행장 모두 지금 해외출장을 가 있는데, 금융위와 금감원 국감이 있는 날을 피해서 도피성 해외출장을 간 것은 결국 잘못을 시인하는 것 아니냐"고 일침했다.

그는 "이번 사안은 내부 규정 위반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기, 불완전판매 등 3가지가 쟁점"이라며 "금융당국 차원에서 피해자 구제책을 시급해 내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러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은 위원장은 "은행이 고위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과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서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은 위원장은 DLF 피해자 구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200여건의 분쟁조정이 들어왔는데, 신속하게 구제하도록 하겠다"며 "해당은행들도 분쟁조정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언론에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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