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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경제... 국회 상임위원장들이 돕는 길은
어려운 경제... 국회 상임위원장들이 돕는 길은
  • 장경순 기자
  • 승인 2019.10.04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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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의 위원장, 마지막으로 균형잡힌 인품을 과시할 기회다
2014년 19대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를 진행하는 김정훈 의원. 그는 초선 때인 17대 국회부터 타고난 재담으로 상대당의 김현미 의원(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아기 곰 푸우'라는 별명을 얻었다. 위원장의 '익살 재능'은 상임위원회 파행을 막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사진=뉴시스.
2014년 19대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를 진행하는 김정훈 의원. 그는 초선 때인 17대 국회부터 타고난 재담으로 상대당의 김현미 의원(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아기 곰 푸우'라는 별명을 얻었다. 위원장의 '익살 재능'은 상임위원회 파행을 막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국정감사를 현장에서 진행하는 국회 상임위원장들은 대개 3선의 중진들이다. 사정에 따라 재선이나 4선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을 할 때도 있지만, 평균으로 보면 대체적으로 3선이다.

커다란 포부를 지니고 정치를 하는 국회의원에게 3선은 경력의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더 이상 초년병이 아닌 중진이지만, 당권이나 대권후보로 자동적으로 거론되기에는 아직 약간의 선수가 부족하다.

3선은 국회의원들이 반대당 성향의 국민들 목소리도 부담 없이 대변해 줄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여기서 한두 번 더 당선이 되면, 당대표나 대통령후보가 아니라도 하나의 계파를 이끄는 거물로 성장한다. 당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강경하게 내야 한다는 관성을 더욱 강하게 받는다. 물론 정치 경험이 쌓여서, 이 와중에도 최대한 균형을 잡는 기술을 발휘하곤 한다. 그게 바로 고참 정치인만의 덕목이기도 하다.

어떻든 상임위원장들은 비교적 편파성이 덜한 처신을 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의 3선 의원들이 맡곤 한다. 상임위원장의 본분에 비춰볼 때, 자연스럽고 바람직스런 일이다.

따라서 국회 상임위원장은 국회의원이 국민들에게 어느 정당 소속이냐를 떠나 모든 국민의 정치인으로서 개인적인 역량을 인상 깊게 남겨줄 수 있는 마지막 시기에 서 있게 된다.

상임위원회를 순조롭게 잘 운영함으로써 그 의원이 나중에 이 사회를 조화롭게 이끌어갈 능력을 과시하게 되는 것이다.

위원장이 아무리 사회를 잘 봐도, 현안 자체가 격렬한 찬반을 초래하는 것이면 상임위 파행을 막기는 쉽지 않다. 이런 경우는 위원장의 자질이 별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작게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을 위원장이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진행에만 충실하면 될 것을 굳이 형용사 하나라도 정파적 색깔을 담아서 충성심을 과시하려는 위원장이 있다.

한국 국회는 의사록에 기록 남기는 것을 중시하는 구조여서, 위원장의 이런 '잔 머리'를 반대당 의원들이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 사소한 단어 하나가 시비의 발단이 되다가 양쪽 의원들이 모두 난장판 싸움에 뛰어드는 '벤치 클리어링'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그 순간은 작은 말다툼으로 넘어가더라도, 상임위 의원들이 두고두고 신경이 예민해지는 원인이 된다. 이런 게 쌓이면 언젠가는 또 다시 한바탕 충돌이 벌어진다. 회의장이 텅 빈 채 회의가 정회되면, 출석한 장관 이하 공무원들과 수많은 유관기관 사람들이 할 일 없이 밤늦도록 국회에서 대기해야 된다. 이 사람들이 자기 기관으로 돌아가서 해결해야 될 모든 민생현안들도 뒤로 미뤄진다.

아주 드물지도 않은 이런 경우는 전적으로 상임위원장의 소양 부족 때문이다.

국정감사는 특히 이런 상임위원회의 일거수일투족이 국민들에게 생생히 전달되는 시기다.

17대부터 국회를 취재한 기자는 6선인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나름의 기억을 갖고 있다. '심상정의 발언권을 최대한 보장해 주던 위원장'이다. 초선이었던 심 의원은 민주노동당에 대한 선입견과 달리 거시금융정책을 심도 있게 파헤치는 맹활약을 펼쳤다. 계속 현장 취재를 하는 관점에서는, 20여명 가운데 유일한 진보정당 정치인에 대한 3선 보수정당 위원장의 '보이지 않는 배려'를 체감할 때가 간간이 있었다. 그 후 김무성 의원이 여러 차례 격렬한 정치 대결에 뛰어들었지만, 3선 위원장 당시 보여 준 도량의 기억은 어디가지 않는다.

위원장이 진행을 잘 하는 요령 가운데 하나는 '팔이 바깥으로 굽는 것'이다. 특히 자기당 소속 의원들의 도발적인 언행을 적극 억제하는 것이다.

상임위원회마다 법안 처리 잘하는 곳과 파탄이 잘 나는 곳의 구분은 절반가량 위원장의 인품에 달려 있다.

요즘 국회는 상임위원장을 하고 싶어 하는 의원들이 넘쳐나서, 국회법이 정한 2년 임기를 당내에서 1년씩 나눠 쓰기도 한다. 그만큼 국회 상임위원장의 위상이 높아졌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서 얻은 상임위 자리에서 대인의 도량을 입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공정한 진행을 하라는 자리에서도 편 가르기만 앞장 서는 편협한 사람도 있다.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공무원들에게는 위원장 잘 만나는 것도 2년을 지속하는 행운 가운데 하나다. 경제도 어려운데, 공무원들이 여의도 국회에서 회의 속개를 기다리며 관청을 비우는 일은 정말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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