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의원 "산은 부패방지지수 추락, 내부단속부터 잘 하라"
유의동 · 전해철 "정책혼선 초래"…산은 회장 "당분간 추진 안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4일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임민희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4일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임민희 기자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수출입은행과의 합병 발언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로부터 맹질타를 받았다.

이날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동걸 회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합병발언을 했는데 그냥 사견인가?"라고 물었고, 이 회장은 "사견임을 확실히 전제하고 발언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김진태 의원은 "합병하겠다는 기관은 수은인데 현재 금융위원장이 기관장으로 있던 곳"이라며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그렇게 무시해도 되느냐"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에 이동걸 회장은 "사견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뼈아프게 받아들이지만 너무 확대해석은 안 해주시면 좋겠다"고 난색을 표했다.

김 의원은 "건건이 변명하지 말고 이런 따가운 시각에 대해서도 경청하라"며 "특히 산은은 지난해 부패방지수가 2등급에서 4등급으로 떨어졌다"고 일침했다. 그는 이어 "전체기관 중에서 100등 밑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다른 기관과 합병할 게 아니라 산은 내부 단속부터 잘하라"고 호통쳤다.

김 의원은 또 "5억원 이상 횡령(특경법 위반)한 직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조치했느냐"고 물었고, 이 회장은 "규정에 맞는 조치를 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기관장이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 안보인다"며 "이래서 야당의원한테만 인기없는 게 아니라 정부기관 내부에서도 줄줄이 반대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을 전제로 산은과 수은 합병 발언을 한 것은 지적받을 만하다"면서 "두 기관의 합병을 통한 경쟁력 제고는 충분히 검토해볼만 하지만 이후 금융위원장이 '의미없는 일'이라고 반박하는 등 의사결정 과정에서 불협화음만 있는 것으로 오해를 줬다"고 말했다.

이동걸 회장은 "사견을 얘기해서 잡음이 인데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드린다"다면서도 "학계 등 민관에서 공공연하게 논의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여당 내에서도 부정적 목소리를 냈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회장이 수은과의 합병을 소신처럼 말하는데 수은은 WTO 등에서 공적수출기관으로서 실제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복되는 업무에 대한 방향성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은 민간 토론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정책협의를 했으면 한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산은-수은합병론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자 이 회장은 "주무부처에서 (합병)의사가 없다는 표시를 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 회장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은과의 합병문제를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만나 협의해 봤느냐고 묻자 "은 위원장이 취임 후 바쁘셔서 아직 못만나 봤다"며 "이건 당분간 협의를 안할 생각이고, 이외에도 협의할 사안이 많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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