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KDB산업은행의 KDB인베스트먼트 설립과 관련해 기업구조조정 책임 회피를 위한 방패막을 만든 게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했다.

성일종 의원은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회장을 상대로 KDB인베스트먼트 설립 배경과 역할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그는 "산은이 대우건설 매각에 한번 실패했지만 재무적 구조조정이 끝났기 때문에 영업을 통해서 기업 가치를 올리는 것은 대우건설 직원들의 몫이지 KDB인베스트먼트에서 할 일이 아니다"며 "외주를 줘서 매각을 의뢰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성 의원은 "KDB인베스트먼트 직원들이 현재 대우건설만 하고 있는데, 10여명이면 연간 경상경비로 최소 50억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걸 회장은 "산은은 재무적 구조조정은 전문성이 있지만 사업구조조정과 기업가치 제고는 전문성이 없어 KDB인베스트먼트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어 "대우건설 매각이 실패했을 때 국내 및 해외에서의 잠재적 매수자와 다 접촉을 한 상황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매각을 단기간에는 성사시킬 수 없다는 게 저희의 판단이었다"며 "2년 정도 경영정상화를 거치고, 그 시기에 남북경제협력 문제도 나와서 이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 의원은 "지금 건설업 자체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물량이 줄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 자체에는 한계가 있다"며 "구조조정을 KDB인베스트먼트에서 할 수 없다"고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그는 "만약 KDB인베스트먼트에서 매각에 실패하면 어떻게 할거냐?"고 따져물었다.

이동걸 회장은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만을 위해서 만든 것은 아니고, 초기에 모든 기관이 다 이관되면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1차로 대우건설이 이관됐고 앞으로 경험이 쌓이고 조직이 정비되면 추가적으로 더 이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저희가 출자하고 관리하는 금호, 아시아나, GM까지도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며 "더 나아가서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중소·중견기업도 재무구조작업이 끝나면 전부 이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성 의원은 "대우건설은 회계법인에 외주를 줘서 안됐을 경우 끝내고 말아야지 이렇게 회사를 만들어서 산은 인력창출의 창구로 쓴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산은의 책임회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