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의원 "예탁원 여성임원 전무…관리자 여성할당제 도입 필요"
신보 "남성역차별 우려" 난색, 예탁원 "인력풀 확보해 지원할 것"

문창용 캠코 사장(왼쪽)이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예탁결제원 기관장들과 함께 증인 선서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문창용 캠코 사장(왼쪽)이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예탁결제원 기관장들과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금융 공공기관들의 여성임원 비율이 6.5%에 불과해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15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 공공기관의 여성 승진차별 문제를 지적했다.

추혜선 의원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금융위 산하 금융 공공기관의 전체임원 78명 중 여성은 6명으로 6.5%에 불과하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지난해 공공기관 여성임원 임용 목표 17.9% 대비 3분의 1수준이며, 공공분야 전체 여성임원 비율 14.3%와 비교해도 절반이 되지 않는다. 특히 예탁결제원의 경우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출석한 4개 기관의 임원 외 직책자 중 여성 비율은 평균 8.2%를 기록했다. 기관별로 보면 주택금융공사 15.4%, 예탁원 10.3%, 신보 6.3%, 캠코 6.9%였다. 부서장급 이상에서는 캠코 5.6%, 예탁원 4.5%, 신보 3.6%, 주택금융공사 3.7%로 더 낮았다.

추혜선 의원은 "예탁원의 경우 올해 9월까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사외이사로 있었고, 캠코를 제외하면 그나마 있는 여성 임원도 모두 비상임이사"라며 "결국 여성이 내부 승진을 통해 임원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회원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유리천장지수를 보면 회원국 평균은 60점인데 우리나라는 꼴찌인 20점을 받았다"며 "문재인 정부가 여성 관리자 임용 목표제를 시행하면서 공공부문에서부터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금융 공공기관들은 이런 노력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혜선 의원은 여성채용을 늘리고 균형인사를 위한 대책으로 출산·육아 등 경력단절 여성들이 불리한 평가를 받지 않도록 부서평가직원평가 기준 개선과 관리직 선임시 여성할당제 도입 등 2가지를 제안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윤대희 신보 이사장은 "전반적으로 여성차별적인 요인이 없는지 검토하겠다"며 "여성인재 육성을 통해 채용, 승진 등에서 차별을 받지 않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이사장은 다만 "여성할당제는 최근 50%를 상회했는데, 관리자선임의 경우 여성할당제를 하면 오히려 남성역차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추 의원이 "남성역차별을 얘기하는 건 정부의 여성정책에 맞서겠다는 것 아니냐"고 따지자 윤 이사장은 "기관장 입장에서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병래 예탁원 사장은 "여성채용 할당제는 과거 5개년 동안 45%로 잘 관리되고 있다"며 "관리자 부분은 비율을 확정하기 보다는 여성관리자 인력풀을 확보해서 여러 방법으로 지원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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