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속...국내기업 반등요소 주목할 필요"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최근 미-중 무역협상 부분 합의 이후 안정을 되찾는 듯 했던 글로벌 증시가 중국 성장률 부진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가 글로벌 경기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감 속에 이번 주(21~25일) 국내증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마련한 브렉시트 협상 초안이 영국 의회에서 승인 보류됨으로써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졌다.

20일 미국 CNBC와 증권계에 따르면 금주 국내증시를 미리 엿볼 수도 있는 미국증시는 18일(미국시각)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지수(-0.95%)를 비롯해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0.3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0.83%) 등이 약세로 마감했다. 중국의 3분기 GDP(국내총생산)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6.0%로 나타난데다 미국 일부 기업의 실적부진 영향이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주식 투자. /사진=뉴시스
주식 투자. /사진=뉴시스

특히 중국 성장률 둔화 소식에 미국 반도체주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18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06% 하락한 가운데 마이크론테크가 4.46% 급락했고 어플라이드머티리얼(-0.88%), 엔비디아(-1.96%), 웨스턴디지털(-2.50%), 인텔(-0.96%), 자일링스(-0.60%) 등이 미끄럼을 탔다.

미국 반도체주들은 국내 반도체 주와 동조현상(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잦은 편이다.

브렉시트 관련 영국 하원의 합의안 승인 보류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BBC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 합의안 초안 투표에 앞서 보수당이 내놓은 수정안을 먼저 통과시켰다. 수정안에 따르면 영국과 EU의 합의안 승인에 앞서 브렉시트 시행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에 따라 이날로 예정됐던 새 합의안 찬반 투표는 무산됐다.

수정안 통과 이후 존슨 총리는 EU에 브렉시트를 2020년 1월 31일까지 연기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하지만 존슨 총리는 여전히 오는 31일 브렉시트를 강행하겠다고 밀어붙여 향후 브렉시트 관련 일정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

국내 증권계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속에서도 미국의 금리인하 변수,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Fed, 연방준비제도)은 10월 말의 FOMC(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블랙아웃에 돌입해 금리인하 관련 입장을 발표하지 못한다"면서 "다만 금리인하 기대는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변동성 확대 변수가 발생할 경우 지수 하단을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국내 기업들의 이익추정치 변화율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며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이익추정치 변화율이 양호한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다고 해도 연준의 자산매입 재개로 달러가치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며 "달러가 약해질 경우 한국증시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도 안정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투자전략으로는 "최근 흐름에서 영업이익이 상향되고 영업이익률이 높게 유지되는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기업 실적 눈높이는 지난 7월 이후 소강전환 기류가 완연하다"면서 "최근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발표 서프라이즈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동반 회복세가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3분기 코스피 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은 25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8%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 1.5% 증가한 수치"라고 언급했다.

한편 금주에 발표될 경제지표로는 미국의 10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최근 미국 데이터의 흐름으로 미뤄볼 때 PMI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만 일부 노이즈 우려도 제기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10월 1~20일 수출, 3분기 GDP(국내총생산) 발표도 예정돼 있지만 경기개선 시그널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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