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의원 "DLF, 은행 탐욕-금융당국의 부실감독 합작품"
금감원장 "금융사 책임져야", 금융위원장 "해외투자 부실 살필 것"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1일 국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임민희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1일 국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임민희 기자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의 파생결합펀드(DLF) 등 고위험 파생상품 판매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윤석헌 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주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국정감사에서 은행의 고위험상품 판매에 대해 "어느 정도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런 상품을 좀더 좋은 방향으로,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막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이번 해외금리 연계 DLF 대규모 손실사태에 대해 "따지고 보면 (금융회사들이) 괜한 일을 한 것"이라며 "금융활동을 함으로써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종의 갬블(도박) 같은 것을 만들어 낸 것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책임져야 한다"며 "투자자들도 자기 책임 하에 투자했겠지만, 더 중요한 책임은 금융사에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보상해야 하고, 소비자보호에 대해서도 더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DLF 사태에 대해 금감원장은 7월 하순에, 금융위원장은 8월 16일에야 보고를 받았다"며 "특히 금감원은 7월 5일부터 24일까지 소비자보호시책 관련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는데, DLF 문제점을 인식했음에도 소비자보호에 대한 어떤 경고조치도 안한 것은 너무 안일한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석헌 원장은 "저희들이 갖고 있는 수단은 포괄적 감독조치 권한이 없고 어떤 특정한 사건만 지적하는 식으로 가는 측면이 있다"며 해명했다. 이태규 의원은 "금융가집단은 촉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한 두 가지 사례를 보고 전체를 예측해 선제적으로 조치했어야 맞다"고 일침했다.

이 의원은 "금감원의 감사결과에서 나타났듯이 DLF는 은행의 탐욕과 모럴해저드, 금융당국의 안일한 감독의 합작품"이라며 "특히 은행들이 고위험상품을 불완전판매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권에서는 은행권에 피해고객에게 보상을 하라고 하고, 금융당국에 중재에 나서라고 하지만 이러한 전례가 당연시되면 자본시장 발달에 저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칫 투자상품 손실에 대해 투자자 자신은 책임을 안지고 금융당국이 손해배상을 중재하는 구조가 만성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공짜점심은 없다'는 발언으로 비판을 받은 것을 의식한 듯 "조심스럽지만 의원님이 말씀하신 취지를 잘 생각해서 임하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은 위원장은 해외투자 부실 우려에 대해서도 "부동산펀드를 포함해 전체 펀드에 대해서 금감원에서 조사한 것으로 안다"며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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