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운드와 미국 달러. /사진=뉴시스.
영국 파운드와 미국 달러.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4일(미국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대비 유로, 파운드의 가치가 절하됐다. 미국 10월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양호하게 나온 반면 유로존 PMI는 부진하게 나온 점, 마리오 드라기 ECB(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유로존엔 여전히 강력한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밝힌 점,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지속된 점 등이 이 같은 흐름을 만들어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 동부시각 오후 3시36분 기준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1.1105 달러로 0.22% 하락했다. 같은 시각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1.2853 달러로 0.46% 떨어졌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108.64엔으로 0.05%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이 내렸다는 건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가 절상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날 엔-달러 환율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

이날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지표 격차가 주목받았다.

이날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이 발표한 미국 10월 제조업 PMI와 서비스업 PMI는 양호했다. 10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51.5를 기록하며 전월 확정치(51.1)와 시장 예상치(50.7)를 모두 웃돌았다. 미국 10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도 51.0으로 전월 수치(50.9) 및 시장 예상치(50.8)를 모두 웃돌았다. 이들 PMI를 통해 미국 경제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반면 10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5.7을 기록, 기준선인 50을 크게 밑돌았고 시장 전망치 46에도 못 미쳤다. 10월 서비스업 PMI도 51.8로 시장 예상치 51.9를 밑돌았다. 독일의 10월 서비스업 PMI 역시 51.2로 시장 예상치 52를 밑돌면서 37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마켓워치는 "유럽에 여전히 경기침체 우려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도 열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임기 마지막 통화정책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정책적 변화는 없었다. 다만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성장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강력한 부양책 및 재정적 정책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PMI 호전 속 유럽 PMI 부진 및 드라기 총재의 "경기부양 필요" 발언 영향으로 미국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가 절하됐다.

또한 이날에도 유럽연합에서 영국이 요청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추가 연기 요청을 수용할 것인지가 계속 주목받으면서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이어졌다. 게다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2월 조기 총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됐다. 이런 가운데 파운드 가치도 떨어졌다.

유럽 경기침체 우려, 브렉시트 우려 속에 글로벌 안전 통화인 일본 엔화의 가치는 소폭 절상됐다. 이날 미국에서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가 엇갈리게 나온 것도 엔화가치 흐름과 관련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 9월 내구재 수주 실적은 전월 대비 1.1% 감소하며 월스트리트저널 전망치(0.8% 감소 예상)보다 부진했다.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대비 6000명 감소한 21만2000명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 21만5000명 보다 양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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