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연준의 시그널 강도가 중요...기업 실적 따라 흐름 엇갈릴 듯"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최근 미-중 부분합의 기대감과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이어지며 오름세를 나타냈던 국내 증시가 이번 주(28~11월 1일)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미국 연준(Fed, 연방준비제도)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향후 금리 향방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또 페이스북 등 일부 미국 IT 기업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27일 미국 CNBC와 국내 증권계에 따르면 25일(미국시간) 뉴욕증시는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0.57%)를 비롯해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0.4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0.70%) 등 3대 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일부 분야에 대해 1단계 합의에 근접했다는 미국 무역대표부의 공식 발표로 주가 오름세가 빨라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이번 주 증시에서 가장 주목되는 변수는 오는 30일(미국시간)로 예정된 연준의 금리인하 여부다. 시장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파월 연준 의장의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모바일로 주가를 확인 중인 투자자. /사진=뉴시스
모바일로 주가를 확인 중인 투자자. /사진=뉴시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이번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추가적인 금리인하 메시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 회복 조짐 강화, 디플레이션 리스크 해소, 무역분쟁 완화 등을 근거로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명확한 시그널을 내놓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이는 단기적으로 시장 조정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미-중 무역협상 이슈로 영향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시사할 경우 시장은 이를 악재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모처럼 시장이 안정을 찾은 만큼 파월과 미국 연준이 이번 금리인하가 마지막이라는 시그널을 보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런가 하면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인하를 단행해도 추가 인하를 시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동결한다고 해도 '지켜볼 것이다' 라는 정도를 언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연준의 FOMC 결과는 금융시장에 변동성 확대 요인이라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워싱턴에서의 미-중 무역협상 스몰딜 합의,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합의없는 유럽연합 탈퇴) 현실화 우려 감소 등으로 10월 FOMC의 추가 금리인하 여지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면서 실적시즌 분위기는 대체로 양호한 편"이라며 "분기별 추정치는 3분기 35조원, 4분기 33조원, 2020년 1분기 36조원 등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업종별로는 화장품, 은행, 조선 등의 실적 추정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 건설, 운송 등은 하향 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에서 증가율보다 서프라이즈 비율을 주목해야 한다"며 "IT는 예상보다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나머지 업종은 그러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업종 대부분의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며 어닝쇼크의 가능성이 높아져 해당기업에 대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주에 발표될 경제지표로는 미국 3분기 GDP, 중국 제조업 PMI, 미국 10월 ISM 제조업지수, 한국 10월 수출입 등이 예정돼 있다. 중국과 미국 제조업 지표는 개선되겠지만 한국 수출 부진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주 발표되는 지표와 예상치와의 부합 여부가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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