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국고채 및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상승 반영 0.2%p↑"
저금리에도 금리 인상 비판, 일부선 금리원가공개 지적도

시중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뉴시스
시중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도 대출금리가 오르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을 이유로 11월 보금자리론 금리를 올리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사장 이정환, 이하 주금공)는 장기 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의 금리를 오는 11월부터 0.2%포인트 인상해 최저 2.20%~최고 2.55%로 적용한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주금공은 10월 보금자리론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주금공에 따르면 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11월 1일부터 신청하는 'u-보금자리론'과 은행 창구에서 신청하는 't-보금자리론'은 대출만기에 따라 연 2.30%(만기 10년)∼2.55%(30년)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전자약정 등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아낌e-보금자리론'은 0.10%포인트 낮은 연 2.20%(10년)∼2.45%(30년)의 금리가 적용된다.

주금공 관계자는 금리인상에 대해 "최근 국고채 금리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보금자리론 금리도 조정이 불가피했다"며 "다만 고객들에게 크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조정폭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시장상황 등을 반영해 매월 조정되며, 신청시점과 심사완료시점 중 낮은 금리가 적용된다는 게 주금공의 설명이다.

하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는 데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지난 16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1.25%로 결정했다. 지난 7월에 이은 3개월 만의 추가 금리인하이며, 2017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역대 최저수준이다. 특히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필요시 금융·경제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다"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저금리 상황에서도 시중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1.57%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사용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7일 시중금리 랠리가 지속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 연구원은 "미·중 무역합의가 진전될 경우 글로벌 금리 상승세가 나타날 공산이 크고, 국내적으로는 국고채 발행 수급 및 안심전환대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우려와 외국인의 국채 선물 매도 등에 따라 시중금리가 은행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금융회사들의 금리책정에 대한 원가공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성엽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시중은행들이 예대마진을 증가시키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인하 여부와 상관없이 예대금리차를 3년 동안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왔고, 지난해에만 약 23조원의 이자이익을 얻었다"며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처럼 '금융원가공개'를 통해 합리적인 이자율을 산정하고, 과도한 이익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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