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무관한 질문에도 "선출직은 언급 안 한다" 일축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1년에 8차례 금리를 결정할 때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을 갖는다.

30일(미국시간)의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블룸버그 라디오 기자의 "어떤 상황이 되면 심각한 경기후퇴로 판단할 것인가"라는 질문부터 답변에 나섰다. 파월 의장은 "현재 통화정책이 적절하다"는 요지로 1분37초 동안 대답했다.

이어진 워싱턴포스트 기자의 투자 위험요인 감퇴 판단 질문에는 1분40초 동안 대답했다.

대체적으로 파월 의장의 답변은 이 정도 시간이 걸린다.

이날 마지막 질문에 나선 것은 BBC 여기자다. 앞선 다른 기자들과 다른 웃음부터 답변을 대충 예상한 듯했다. 비비엔 누니스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침에 미국 경제가 역사적으로 가장 위대하다고 트윗을 한 것에 대해 미국의 중앙은행 의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뉴시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뉴시스.

파월 의장은 "선출된 사람들의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내 오랜 방침을 잘 알 것"이라며 "아무튼 감사하다"는 짧은 대답으로 마무리했다. 답변에 6초가 걸렸다.

이어서 그는 연단 위의 자료를 챙겨 회견장을 떠났다.

앞선 기자회견에서도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언급하는 질문에도 그의 이름을 말하지 않는 우회적 답변으로 일관해왔다.

이날 마지막 질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정책 간섭과 무관한 것인데도 "선출직"이라는 범주로 묶어 실질적 답변을 생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경제!"라는 첫 트윗 이후 21개의 글을 올렸으나 파월 의장과 Fed, 금리인하에 관한 내용은 아직 하나도 없다. 대부분 민주당 지도부를 맹렬히 비난하거나 중동에서 맹활약하다 부상당한 군견을 "미국의 영웅"으로 칭송하는 내용들이다.

지난해 네 차례 금리를 올렸다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전례없는 폭언을 들은 파월 의장은 올 들어 이날까지 세 차례 금리를 내렸다. 그는 그러나 "지금의 통화정책이 적절한 상황에 있다"며 향후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했다. 올 들어 금리를 세차례나 내렸으니 이제 할만큼 했다는 게 파월의 의중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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