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표 혼조도 엔화가치 절상 거들어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31일(미국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미국달러 대비 엔화 및 파운드화 가치가 절상됐다. 특히 엔화가치 급절상이 눈길을 끌었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재부각, 미국 주요 경제지표 혼조, 영국 총선 이슈 등이 외환시장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 동부시각 오후 3시6분 기준,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1.1145 달러로 0.05% 하락했다. 같은 시각 달러 대비 파운드의 가치는 1.2936 달러로 0.26% 절상됐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108.00 엔으로 전일 대비 0.78%나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이 낮아졌다는 건 달러 대비 엔화가치 절상을 의미한다.
이날 글로벌 안전통화를 대표하는 일본 엔화 매수에 돈이 몰렸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고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엇갈리게 나오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안전통화 매수에 나선 것이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자들이 미국과 장기적, 포괄적 무역협상 타결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이뤄질 협상에서 핵심 난제들에 대해 양측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전날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뉴욕허드슨연구소 강연을 통해 "중국 공산당이 미국 이익을 저해하는 적대적 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판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전날 칠레 정부가 "시위 격화 때문에 11월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담 개최를 취소한다"고 밝힌 것도 미-중 무역관계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중 양측은 이번 APEC 회의 때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추진했지만 APEC 회의가 취소된 것이다.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장소를 새로 물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 불안감은 여전했다. CNBC는 "이같은 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날 위험자산을 대표하는 미국증시 등에 불안감을 안겼다"고 전한 가운데 안전통화를 대표하는 엔화의 가치는 절상됐다.
이날 미국에서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가 엇갈리게 나온 것도 달러 대비 엔화가치 절상을 거들었다. 미국의 9월 개인소비지출(전월 대비 0.2% 증가하며 시장 예상 부합)과 9월 개인소득(0.3% 증가하며 시장예상에 부합) 지표는 양호했다. 그러나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전주대비 5000명 늘어난 21만8000명을 기록, 시장 예상(21만5000명)을 웃돌며 단기노동지표 악화를 보여줬다.
이날 영국 BBC는 "영국 정치권이 12월 조기총선 관련 선거운동에 본격 돌입했다"고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보수당이 승리할 경우 내년 1월까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완료할 것"이라고 외치는 반면 제1야당 노동당의 코빈 대표는 "기득권 엘리트 보수당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영국 조기총선은 한편으론 정치갈등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제거의 측면도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미국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 가치는 소폭 절상됐다.
한편 이날 CNBC는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7.30으로 0.35% 하락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