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해임된 회장, 버거킹 · 스타벅스 취업도 2년간 금지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드라마. /사진=해당 드라마 홈페이지 캡처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드라마. /사진=해당 드라마 홈페이지 캡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지난해 인기를 끈 드라마 '김 비서가 왜 그럴까'라는 드라마는 부회장과 비서의 사랑을 다뤘다. 이런 스토리 드라마는 아주 드문 것이 아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비서와 모시는 분의 사랑은 성립불가능이 돼 가고 있다.

미투 운동을 겪고 난 후 미국에서 만약 이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다면, 이영준 부회장은 김 비서와 '사랑의 밀당'을 시작하기에 앞서 필히 해고부터 해야 한다.

워싱턴포스트의 5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맥도날드로부터 해임된 스티브 이스터브룩 전 회장은 앞으로 2년 동안 버거킹과 스타벅스 등 경쟁업체 뿐만 아니라 세븐일레븐과 와와 등 편의점 업체에서도 근무하지 않기로 회사 측과 합의했다.

지난해 135만 달러(15억6700만 원)의 고정급여를 포함해 1600만 달러(185억7400만 원)를 받은 이스터브룩은 반년에 해당하는 26주의 급여를 받게 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스터브룩 전 회장의 해임 소식으로 맥도날드 주가는 3%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워싱턴포스트는 그의 재임 중 맥도날드 주가는 업계 전체가 고전하는 속에서도 급등했었다고 전했다.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여준 이스터브룩이지만, 그가 해임된 사유는 이혼남인 그가 직원과 합의된 관계를 가진 데 대해 부족한 판단능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자체만으로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러나 미투 운동을 거치면서 직장 상사와 직원의 관계에 대한 경계심이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이스터브룩은 직원과의 관계에 대해 "실수였다"고 밝혔다.

뛰어난 경영자를 즉시 해임하고, 그가 경쟁업체 취업까지 포기하는 조건을 받아들일 정도로 현재 미국 재계에서는 직장 내의 합의된 관계까지 경계하고 있다.

이러한 풍토가 정착되면 '김 비서가 왜 그럴까'와 같은 드라마는 사극에서나 가능한 설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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