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중 고율관세 단계적 철폐키로" vs 美 "결정된 것 없어"...증시 막판 상승폭 축소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7일(미국시각) 미국증시가 찜찜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장중엔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제법 오르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장 마감 무렵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상승폭을 줄였고 결국은 다우존스, S&P500 지수만 사상최고치로 마감했다고 CNBC가 전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7674.80으로 182.24포인트(0.66%)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434.52로 23.89포인트(0.28%)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3085.18로 8.40포인트(0.27%) 높아졌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결국은 다우존스,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고 밝혔다.

예컨대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0.5% 이상씩 상승 출발했다. 또한 이날 미국증시 마감 2시간 7분전(한국시각 8일 새벽 3시53분)엔 다우지수가 0.84%, 나스닥이 0.62%, S&P500이 0.46% 각각 상승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이날 장 막판에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3대 지수는 상승폭을 줄인 채 마감했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 양국의 견해 차이가 이 같은 흐름을 만들어 냈다. CNBC에 따르면 장 초중반엔 미-중 무역협상 관련 진전된 뉴스가 증시에 훈풍을 가했다. 이날 중국 상무부 가오펑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최근 2주간 미-중 협상대표들은 진지하고 건설적인 협상을 해 왔다"면서 "미-중 양측이 고율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키로 하는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것이 유럽증시를 웃게 했고 미국증시 3대 지수를 장중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다. 또한 국제유가를 끌어올렸고 금값을 하락시켰다. 뉴욕외환시장에선 달러 대비 안전 통화인 일본 엔화가치가 한때 0.4%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AP, 뉴시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AP, 뉴시스.

그러나 미국증시 마감 한 시간 10분 전 무렵 CNBC가 "미국 당국자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원상회복키로 한 것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보도를 내놨다. 고율 관세 철폐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미국 측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에 중국 상무부 발표로 들떠 있던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이 반감됐고 미국증시 및 유가 상승폭도 줄었다. 엔화환율 상승폭도 0.3%대로 줄었다.

그럼에도 전날에 비해서는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이 높아진 건 사실이었다. 전날에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이 12월로 연기될 수 있다"는 로이터 보도에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됐지만 이날엔 중국 상무부의 발표 등으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상승세를 기록했고 일부 지수는 사상최고치로 마감했다.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이 다시 일부 부각되면서 전날 0.84% 하락했던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가 이날엔 0.70% 상승했다. 반도체 섹터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서는 마이크론 테크(+1.51%) 엔비디아(+0.34%) 인텔(+0.78%) 자일링스(+2.43%) AMD(+0.97%) 스카이웍스솔루션(+0.52%) 등이 오른 반면 램리서치(-0.51%) 마이크로칩(-0.27%) 브로드컴(-0.45%) 웨스턴디지털(-0.89%) 등은 하락했다.

이날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이 다시 부각되고 유가가 상승한 덕에 쉐브론(+1.68%) 엑손모빌(+2.11%) BP(+1.38%) 등 주요 정유주의 주가가 오른 것도 미국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 재부각 속에 금융주들이 오른 것도 미국증시 상승을 거들었다.

전날 정규장 마감 후 실적호전을 발표했던 퀄컴의 주가가 6.32%나 껑충 뛴 것도 이날 미국증시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전날  정규장 마감 후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던 익스피디아(-27.39%) 트립어드바이저(-22.41%) 등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이날 미국증시 상승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이날 S&P500 지수 내 주요 섹터별 주가 흐름을 보면 에너지 섹터(+1.58%) 커뮤니케이션서비스 섹터(+0.69%) 테크놀로지(IT) 섹터(+0.67%) 금융 섹터(+0.66%) 등이 올랐다. 반면 유틸리티(-1.35%) 부동산(-1.07%) 재량소비(-0.56%) 필수소비(-0.38%) 섹터의 주가는 하락했다.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이 재부각되면서 경기 방어 섹터인 유틸리티, 부동산 섹터 등이 떨어진 것이 눈길을 끌었다.

필수소비 섹터에서는 월마트의 주가가 0.61% 오른 가운데 P&G(-0.58%) 코카콜라(-0.97%)의 주가는 하락했다. IT 섹터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0.14%) 애플(+1.15%) 비자(+0.94%) 등의 주가가 모두 올랐다.

이날 월트디즈니의 주가도 주목받았다. 디즈니의 정규장거래 주가는 1.41% 상승했다. 정규장 거래 마감 뒤 실적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올랐다. 그런데 이날 주당순이익 호전 등 실제 실적도 양호하게 나오면서 미국증시 마감 7분 후 기준 월트디즈니의 시간외 주가도 3.03% 올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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