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硏 "홍콩달러 금리-환율 안정적…변동성 확대로 안갈 것"

홍콩 센트럴 환전소 앞. /사진=AP, 뉴시스.
홍콩 센트럴 환전소 앞.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홍콩 시위 장기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산업연구실은 11일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점검-홍콩 사태를 중심으로'란 보고서를 통해 "홍콩 시위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대규모 자본유출이 발생하지 않아 홍콩달러 금리와 환율은 대체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 시위는 지난 6월 9일 100만명이 참가한 범죄인 인도법안(이하 송환법) 철회 요구를 시작으로 24주째 이어지고 있다. 한때 홍콩 전체 인구(750만)의 약 25%가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으나, 홍콩 정부가 송환법을 폐기하고 경기부양책도 발표하면서 시위 참여인원이 크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현재는 시위학생에 대한 총격, 복면금지법 시행 등에 반발하는 소규모 평화 시위와 일부 과격 폭력 시위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제공

홍콩 사태에도 자국의 금융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11월 5일 현재 홍콩의 본원통화는 1조 6493억 홍콩달러로 5월 말(1조 6243억 홍콩달러)에 비해 250억 홍콩달러(약 3조 7000억원) 증가했다. 홍콩 은행간 금리(HIBOR, 1개월)는 5월말 1.98%에서 7월 초 2.99%까지 급등했으나 11월 5일 종가 기준 1.80%로 떨어졌다. 홍콩H지수(HSCEI)도 8월 13일 9846까지 하락했다가 송환법 철회 발표와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반등(11월 5일 종가 1만877)했다.

물론 장기간의 시위는 소매, 관광업에 큰 타격을 줬고 미·중 무역분쟁으로 금융, 물류, 운수업까지 부정적 영향을 받아 홍콩의 3분기 GDP성장률은 전분기(–0.5%) 보다 부진한 –3.2%를 기록했다. 이러한 실물경제의 부진과 주택공급확대 정책에 따른 심리 위축으로 주택가격지수는 5월 고점 대비 10월까지 6% 하락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시민단체가 송환법 폐지라는 당초 목적을 달성했지만 송환법 철회 등 5대 요구사항 관철을 목표로 시위를 계속한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시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실물경제의 어려움은 있겠지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더 이상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8월 중순 7.85를 소폭 넘어섰던 홍콩달러 12개월 선도환율이 최근 7.83 내외에서 등락했는데, 이는 외환시장에서 앞으로 미국 달러에 대비해 홍콩달러의 약세가 이어지겠지만 대규모 자본유출로 인한 홍콩달러 페그제 붕괴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연구소는 "시위 사태가 빠르게 해결된다면 그 동안 조정을 받았던 주가와 주택가격이 반등하고 홍콩달러도 밴드(7.85~7.75)의 하한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약 최악의 시나리오(중국군 개입·계엄령 발동 등)가 현실화 된다면 홍콩 및 글로벌 금융시장에 단기적으로 충격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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