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미-중 합의 기대감 따라 변동성 커질 듯...주요 지표 발표 챙겨봐야"

화웨이 중국 선전 매장. /사진=AP, 뉴시스.
화웨이 중국 선전 매장.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미-중 무역분쟁 완화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18~22일) 국내증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지난 주말(미국시간 지난 15일) 미국증시가 사상최고치로 마감한 가운데 공포지수는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랠리가 지속됐다. 이 같은 훈풍이 국내 증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지난주 내내 순매도를 나타냈던 외국인들이 다시 돌아올지도 관심사다. 다만 홍콩사태 격화 등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도 존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CNBC와 증권계에 따르면 금주 국내증시를 미리 엿볼 수도 있는 미국증시는 15일(미국시간) 다우존스 지수(+0.80%)를 비롯해 나스닥 지수(+0.73%) S&P500 지수(+0.77%) 등 3대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가능성이 커졌다고 미국 측이 확인하며 뉴욕증시를 끌어올렸다.

특히 미국증시 마감 이후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부과한 거래제한 조치를 유예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눈길을 끌었다. 뉴욕타임즈는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에 대한 두번째 유예조치가 이달 18일 만료된다"며 "이를 다시 유예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이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국내증시의 경우 미-중 무역협상 진행 여부와 화웨이 제재 해제 여부 이외에도 연준(Fed, 연방준비제도) 의원들의 발언 등을 살펴볼 것을 조언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상무부의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18일 자정으로 예정된 거래제한 유예 시한이 연장된다면 시장은 안도감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대외 변수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종목 선택에도 이런 변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익모멘텀이 양호하고 외부 요인에 덜 민감한 종목 중심으로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은 외국인 순매수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며 "국내증시 외국인 수급은 중장기 관점에서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스몰딜 협상을 극적으로 무산시키기보다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대규모 구매를 부각시키려는 의지가 더 클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사태 해결을 낙관 중인 백악관의 협상자세를 고려하면 11월 말 실무자 협상을 통한 정상회담 개최 확정, 12월 초순께 정상회담 실시 등을 예상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전개될 경우 국내증시도 안도감이 커지는 구간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가 하면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클리블랜드와 뉴욕, 미니애폴리스 등 연은 총재들의 발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연준 위원들이 미-중 무역분쟁 완화를 바탕으로 '반 비둘기적' 입장을 나타낸다면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 속에서 시장 관심은 국내 기업들의 2020년 실적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의 이익 증가 기대감이 약하고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중단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주에 발표될 경제지표로는 유로존과 독일의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 등이 대기 중이다. 최근 유로존의 체감지표들이 추가 하락을 멈추고 개선 조짐을 보여 관련지표의 상승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소폭 개선을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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