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격차 해소할 적임자" 평가 속 부유세로 재벌들 집중 공격 쏟아져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상원의원. /사진=미국의회 상원 홈페이지 캡처.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상원의원. /사진=미국의회 상원 홈페이지 캡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상원의원은 현재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2위 경합중이다. 두 사람보다 몇 발짝 앞서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함께 3강을 이루고 있다.

워런 의원은 부유세를 공약으로 들고 나온 점에서 특히 주목받는다. 그가 학자시절부터 소비자보호와 경제적 평등을 강조해 온 경력과 연장선에 있는 정책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 경선이 그에게 부여하고 있는 성격에 비춰보면 상당한 도박성 공약이 될 수 있다. 경선의 성패, 더 나아가 경선 승리했을 경우 대통령선거의 성패와 관련해서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쿼츠는 20일(미국시간) MSNBC의 여론조사를 인용해 세 후보 지지층의 연령별 특성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45세 이상 지지층에서 우위다. 이 연령층은 경선 유권자의 과반수를 이룬다. 샌더스 의원은 3년 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대결할 때와 다를 바 없는 개혁이미지를 지켜왔다. 30세 이하에서 우위를 보이는 모습이 여전하다. 워런 의원은 30~44세 연령층에서 지지를 확대하고 있다.

쿼츠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워런 의원이 민주당 지지층의 세대 차이를 극복할 후보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

그러나 워런 의원은 현재 부유세를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아닌 유명 재벌들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과 로이드 블랭크파인 전 골드만삭스 회장 등 대표적인 재벌 경영인들이 워런 의원의 부유세 발상을 비난하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부유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오고 있지만 워런 의원의 부유세 방안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선거는 '이슈몰이'가 필수적이어서 좋든 나쁘든 일단 뉴스의 초점이 되는 것이 우선이다. 전혀 주목받지 못하는 후보는 아무런 기세도 올리지 못하고 선거 완주조차 못할 때가 많다.

그런 점에서 보면 부유세가 워런 의원의 인지도에 득이 되는 면은 있다.

민주당 토론회가 벌어지는 현재 시점에서 미국의 주요 정치뉴스가 온통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청문회에 집중되는 것은 민주당 경선주자들에게는 대단히 아쉬운 일이다.

워런 의원만은 부유세 덕택(?)에 탄핵 뉴스에 완전히 파묻히는 경우를 면하고는 있다.

그러나 이것이 균형 잡힌 후보라는 워런 의원의 장점과 조화를 이룰지는 두고 볼 일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중간선거 승리로 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되찾았다. 이 때 선거에서 이른바 '스쿼드'라고 불리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등 개혁성향 4명의 여성의원들이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참신한 진보성향 젊은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에게 신선한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는 동시에 말을 아끼는 성향의 보수적 유권자들에게는 경계감을 가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워런 의원의 균형 잡힌 위치는 민주당으로서는 '외연확장'과 관련해서도 무시  못할 장점이다.

과연 그가 부유세에 대한 논란과 자신의 '균형자' 이미지를 어떻게 조율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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