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전설에서 300명이 300만 명을 막아냈다고 하는 것은 실제 역사를 냉정하게 서술한 기록에서는 숫자에 상당한 수정이 이뤄진다. 영화 '300'의 한 장면. /사진=워너브러더스 영화 홈페이지.
영화나 전설에서 300명이 300만 명을 막아냈다고 하는 것은 실제 역사를 냉정하게 서술한 기록에서는 숫자에 상당한 수정이 이뤄진다. 영화 '300'의 한 장면. /사진=워너브러더스 영화 홈페이지.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중국 역사소설을 보면 백만 적군이 쳐들어오는데 "날쌘 병사 500 명만 내주시면 이를 물리치겠다"고 호언장담하는 명장을 보게 된다.

역사를 기반으로 소설로 창작한 내용이어서 가능한 얘기다. 쳐들어온다는 백만은 역사 소설에나 등장하는 것이지 정사에 이처럼 기록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정사에 그런 경우가 있다면, 쳐들어온다는 수 백 만에는 실제전투 참여 인원뿐만 아니라 전쟁준비 과정에 식량의 생산과 운반에 관여한 인구까지 전부 포함했을 가능성이 크고 "날쌘 병사 500명"은 선봉만 언급하고 중군이나 후선 지원부대는 전혀 계산에 넣지 않은 경우다. 때로는 정예갑병만 언급하는 경우이기도 하다. 고대 중국에서 갑사 10명에게는 75명의 보병이 따라붙었다.

따라서 500명으로 100만을 물리쳤다면, 3000명에서 1만 명 정도가 지형지물을 최대한 활용해 10만 또는 20만 명을 상대하는 경우로 1차 조정해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아무튼 소설이나 전해 내려오는 말의 과장이 이와 같은 것이고 정확한 실상은 천문지리의 여러 가지 요소를 알아내야 파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때로는 이렇게 과장돼서 전해 내려오는 얘기를 무턱대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어서 정말로 500명 특공대만 내주면서 대륙을 모두 평정하고 오라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일(미국시간) 트윗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팀 쿡 애플 회장에게 미국에 5G 통신망을 구축하는데 애플이 기여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들은 모든 것을 가졌다 – 자본, 기술, 비전, 그리고 쿡!"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그러나 애플은 휴대전화 제조사지 이동통신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애플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사업방침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덧붙였는데 사실상 업종전환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5G를 구축하는 기업은 송신탑과 전선 등 통신기반시설을 가져야 하는데 애플은 이런 것을 갖고 있지 않다고 CNN은 전했다.

이 방송은 또 애플이 이와 같은 것을 갖추는데 필요한 돈이 있다면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과 같은 것을 17개 짓거나 다른 서비스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더 실현성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5G 통신망에 애플이 기여할 수 있는 것은 5G 통신이 가능한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것인데 애플은 지금까지 이런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CNN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텍사스주에 있는 애플의 핵심생산 공장을 방문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그가 방문한 곳은 애플과의 계약에 따라 맥프로를 만드는 플렉스의 공장이었다고 꼬집었다. 텍사스주 오스틴의 애플 공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한 곳에서부터 1마일 떨어져 있으며 2022년이 돼야 가동을 시작하는 곳이라고 CNN은 전했다.

쿡 회장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 제품에 관세가 부과돼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불리한 점을 해소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관한 입장을 애플에 물었으나 즉시 답을 얻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CNN은 미국의 양대신문인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망해가는 언론" "가짜 뉴스" 등의 비난을 끊임없이 듣고 있는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프로레슬링 WWE 경기 동영상에서 자신이 쓰러뜨린 빈스 맥맨 WWE 회장의 얼굴에 CNN 로고를 합성하며 비난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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