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미-중 협상 스몰딜 가능성 지속...MSCI 파장은 예상보다 작을 수도"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글로벌 증시가 미-중 무역협상 합의 변수로 일희일비 하는 가운데 이번 주(25~29일) 국내증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은 지난주 내내 한국주식을 1조원어치 넘게 팔아치웠다. 지난 22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유지하며 지수 약세를 부채질했다. 외국인들의 셀코리아 행렬에 코스피 지수도 한 때 2100선 아래로 밀려나는 등 부진이 지속됐다. 이달 말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 조정을 앞두고 외국인들이 선제적으로 한국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CNBC와 국내 증권계에 따르면 금주 국내증시를 미리 엿볼 수도 있는 뉴욕증시는 22일(미국시간) 다우존스 지수(0.39%), S&P500 지수(0.22%), 나스닥 지수(0.16%) 등 3대 지수 모두 상승했다. 미-중 무역협상 합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났고 미국 경제지표도 호전되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홍콩인권법 관련 미-중 갈등이 여전히 시장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다.

모바일로 주가를 확인 중인 투자자. /사진=뉴시스
모바일로 주가를 확인 중인 투자자. /사진=뉴시스

국내 증권계는 홍콩 인권법 추이와 함께 이달 말로 예정된 MSCI 지수 조정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원의 홍콩 인권법 통과로 오는 28일(미국시간) 트럼프대통령의 서명 여부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와의 관계를 위해 인권법에 서명한다고 해도 스몰딜 무산 가능성은 낮으며, 중국을 자극할 언급은 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협상 노이즈에 한국이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미-중 협상이 홍콩 인권법과 관련돼 난항에 빠지기 보다는 12월 관세부과 연기 후 스몰딜 가능성이 오히려 더 큰 편"이라고 밝혔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 인권법안의 미국 상원 통과는 양국 협상에 부담요인"이라면서도 "미-중 협상 노이즈가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상황 등을 고려하면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특히 "연준(Fed,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발언이 일관되게 금리정책 변화 없음으로 유지되고 있어 실물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전략으로는 "단기적으로는 보수적인 대응을 추천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2020년 실적 회복이 예상되는 업종을 주목해볼 만하다"고 진단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MSCI 지수 조정은 수급적 불안요인"이라며 "25~27일 5000억원 이상의 자금 유출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한 환경이어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지만 기업들의 실적개선 기대감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MSCI 지수 조정과 관련해 "외국인 수급이 5150억원 이탈로 구체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 바닥통과에 대한 긍정론, 한국 실적 모멘텀, 지난 5월과 8월 지수조정 당시의 경험치 등으로 미뤄 실제 파장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주 발표 예정인 경제지표와 이벤트로는 미국의 소비와 베이지북, 중국의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 한국의 수출 등이 대기 중이다. 미국의 소비지표는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말 쇼핑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11월 제조업 PMI 지수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