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27명으로 5000명 넷플릭스에 맞서는 톰 퀸 네온 대표

톰 퀸 네온 대표(왼쪽)와 봉준호 감독(오른쪽). /사진=네온 인스타그램.
톰 퀸 네온 대표(왼쪽)와 봉준호 감독 /사진=네온 인스타그램.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뉴욕타임스의 28일 오후(한국시간) 경제면 톱뉴스는 한국영화 '기생충'에 관한 것이다. 이 기사에서는 한국이란 단어가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작품과 봉준호 감독이 이제 많이 알려져 있어서 어느 나라 누가 무슨 상황에 대해 만들었다고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기사가 이 영화를 미국에 배급하는 톰 퀸 네온 대표에게 초점을 맞췄다는 데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퀸 대표가 봉 감독과 함께 일 한 것은 앞서 네 차례 있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기생충' 대본의 탄탄함을 확인하고 북미지역 배급을 맡았다.

올해 5월 칸 영화제에서 이 영화가 8분간의 기립박수를 받는 자리에도 퀸 대표가 있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프랑스에서 돌아와 극장에서 영화를 또 한 번 관람한 퀸 대표는 눈물을 쏟아내면서 엔딩을 지켜봤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기생충'의 경우 스트리밍이 극장 상영을 압도하고 슈퍼히어로 영화가 박스오피스를 장악한다는 연예산업계의 현실을 뒤집는 것이라고 평했다.

이 신문은 '기생충'이 지난 여름 상영을 시작한 이래 세계적으로 1억1400만 달러 이상 벌어들이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는 620개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내에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면서 1600만 달러 이상 벌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퀸 대표의 엔딩 장면 눈물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뉴욕타임스와의 이메일에서 "배급자들은 관객들 반응을 살펴보는데 집중하기 마련이지만 톰은 자신을 관객의 하나로 몰입시켰다. 정말 보기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퀸 대표가 헐리우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늘 무너질까봐 걱정하는' 유형과는 다르다고 소개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재학시절 비디오점에서 일했던 퀸은 졸업 후 새뮤얼골드윈을 거쳐 매그놀리아영화에서 일하면서 봉 감독의 '괴물'과 '마더'를 접했다.

2011년 퀸은 하비 와인스틴의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와인스틴은 그의 성추행으로 전 세계적인 '미투운동' 시작의 계기를 만든 인물이다. 와인스틴은 영화를 마구 잘라 '가위손'으로 불리는 악명도 갖고 있었다. 여기서 퀸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를 와인스틴의 '가위손'으로부터 지켜냈다. 퀸은 2015년 이 회사를 떠났다. 미투운동이 시작되기 2년 전이다.

이 때부터 퀸은 네온을 창립하게 되는 3000만 달러를 마련해갔다고 뉴욕타임스는 소개했다.

네온은 극장 상영을 중시하는 점에서 스트리밍 중심의 넷플릭스와 다르다. 네온의 직원이 27 명에 불과한 점도 5000 명을 넘는 넷플릭스와의 차이다.

압도적인 규모의 차이에도 영화산업계에서 네온은 넷플릭스의 맞수로 대결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퀸 대표는 "그들은 극장 화면에서의 만족감을 보장하지 않지만 우리는 극장에서의 경험에 전념한다"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네온의 작품마케팅에 대해 "젊은 회사와 젊은 배급자의 에너지를 느끼게 된다"고 평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