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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亞 금융허브' 이끌 때 됐다
한국이 '亞 금융허브' 이끌 때 됐다
  • 장경순 기자
  • 승인 2019.12.04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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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中은 금융개방 안돼, 日은 亞금융 발전 의지 없어...한국이 亞금융 주도해야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최공필 박사,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콧대 높은 서구인들만의 잘못으로 2008년 전 세계는 금융위기를 겪었다. 이 위기에 아시아를 비롯한 제3세계가 무엇하나 원인을 제공한 것이 없다. 순전히 미국 금융인들의 방만한 금융행태가 저지른 사태다.

그러나 이들이 저지른 잘못의 여파에서 아시아 역시 벗어나지 못했다. 금융상품이 원금커녕 절반도 안되는 평가금액으로 폭락했고 경기가 침체됐다. 금융회사들은 부실폭풍을 차단하느라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렇게 혹독한 시련을 겪었는데도 아시아의 서구 금융에 대한 맹신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달러경제가 억울한 위기를 가져왔는데도 이럴 때일수록 달러자산을 사들이려고 없는 돈을 긁어모았다.

아시아인들이 이유 없는 매를 덩달아 맞고도 이를 망각한 것은 지능이 낮아서도 아니다. 아시아 자체의 안전자산과 그걸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지 못한데 따른 자업자득이다.

이러한 역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할 나라가 한국이다.

경제규모로 보면 한국 경제는 아시아에서 4위다. 중국 일본 인도 다음이다. GDP 규모 14조 달러의 중국이 있는데 왜 1조6000억 달러의 4위 국가가 이런 역할을 맡아야 하느냐.

물론 중국이 아시아의 금융도 이끌어가려고 하는 의지는 있다.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도 만들었고 '일대일로'의 구상아래 많은 국가에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안전자산을 만드는 건 단지 국가경제의 규모뿐만 아니다. 금융시장의 개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유로운 금융거래가 이뤄져야 한다. 사회주의 경제를 유지하는 중국은 이런 점에서 금융시장의 선도에 제약이 있다.

중국 또한 지나친 금융개방이 체제의 한계를 도전하는 지경이 된다면 이를 허용할 수 없는 속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아시아의 핵심 금융허브를 다른 곳에 내주는 것은 경합에서 졌기 때문이 아니라 체제의 속성에 따른 타국과의 분업이란 성격에서 요구되는 일이다.

중국이 아니라면 당연히 GDP 5조 달러로 2위 국가인 일본이 그 다음 적임지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여기에 대해 우선 현실을 통한 반박을 한다면, 만약 일본이 그와 같은 의지가 있다면 사실상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위상은 왜 오랜 세월 이 정도에 머물러 있느냐고 반문한다.

때로는 '탈 아시아'의 본심을 드러내는 일본은 아시아 금융 중심지를 이끌 의지도 별로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도 일본은 자국의 금융자산이 서구금융시장에서도 최고 우량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엔화는 세계 최고 안전통화로 인정받는다. 서구 중심 금융체제에서 일본은 무엇 하나 아쉬울 일이 없다. 이런 나라가 금융 중심지를 만들어봐야 뉴욕이나 런던시장의 아시아 지점에 그칠 것이고, 서구에 편중된 우량금융 평가기준을 그대로 강요할 것이다.

아시아보다는 아시아와 유럽의 중간에 위치한 GDP 3조 달러의 인도는 아시아만의 무언가를 강조하기에 딱 들어맞지 않는 이런저런 상황들이 있다.

무엇보다도 아시아 고유의 금융정체성이 없어서 억울하게 흔들리는 일을 제일 많이 겪는 나라가 한국이다.

여전히 신흥국시장(이머징마켓)의 하나라는 평가에 묶여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IMF(국제통화기금)의 2019년 12월 보고서는 "세계적 위험이 있을 때 한국 채권시장에 자금이 유입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겉으로 대놓고는 신흥국시장이라고 하고, 실제로는 안전자산이 필요할 때 한국 채권을 산다는 것이다.

행동으로는 우량자산으로 간주하면서도 차마 입으로는 그렇다고 인정을 안하고 있는 서구인들의 면모가 엿보인다.

언제까지 한국은 이런 대접을 받고 살아야 하나. 점잖은 대접을 못받는 것만이 서러운 게 아니다. 그건 오히려 본질이 아닌 껍데기에 불과한 얘기다. 심각한 건 신흥국시장이란 단순한 분류 때문에 남이 저지른 잘못의 제1차 희생양으로 몰릴 때가 자꾸 발생한다는 점이다.

아시아에서 금융거래가 자유롭고 활발한 나라들이 중심이 돼서 아시아 자체의 안전자산 기준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금융 기준물들, 즉 '벤치마크'를 만드는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

2000년대 초 제기됐던 '아시아 금융허브 구축'이 한 때 구호로 그쳐서는 안된다. 아시아 금융허브는 한국이 역내에서 완수해야 되는 사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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