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치갈등 심각, 향후 무역협상결과도 낙관 못해, 이날 경제지표도 부진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4일(미국시각) 뉴욕 월가의 분위기가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 재부각과 유가 급등 속에 다소 호전됐지만 다른 한편으론 아직 마음을 놓을 상황도 아님을 대변했다. 뉴욕증시와 국채금리는 제한적으로 반등했고 달러가치 약세는 지속될 만큼 '불안요인'도 함께 노출시킨 하루였다.

뉴욕증권거래소와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흐름을 보면 다우(+0.53%) 나스닥(+0.54%) S&P500(+0.63%) 등이 제한적 상승세를 나타냈다. 3거래일 연속 하락 끝의 반등 치고는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또 "전날 10년물 국채금리가 폭락한 상황에서 이날엔 국채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반등폭이 전날 하락분의 절반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이어 "이날에도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0.12% 하락했다"고 전할 정도로 월가 분위기가 흔쾌히 개선된 것은 아니었다.

뉴욕증권거래소 스크린 로고. /사진=AP, 뉴시스.
뉴욕증권거래소 스크린 로고. /사진=AP, 뉴시스.

이날 외신들은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을 다시 부각시켰지만 시장은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전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엔 데드라인이 없다고 말한 것은 무역합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적 발언일 수 있다"고 했고, 블룸버그도 이날 "미-중 양측이 겉으로는 홍콩문제, 위그르문제 등을 둘러싸고 거친 말싸움을 하고 있지만 1단계 무역합의에 다가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CNBC도 이날 "미국 11월 민간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발표됐는데도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이 다시 부각되면서 월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이날 미국증시가 상승한 데는 또 다른 호재가 있었다. 유가 급등이다. CNBC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원유 감산 규모 확대를 논의하면서 유가가 껑충 올랐고 이것이 뉴욕증시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S&P500 지수 내 에너지 섹터의 주가가 1.57%나 급등, 11개 섹터 중 가장 크게 올라 유가 상승이 증시에 기여한 강도가 만만치 않았음을 입증했다.

따라서 이날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이 다시 부각되면서 월가 분위기를 개선시킨 부분은 제한적인 수준이었다고 할 수 있다.

CNBC는 미-중 정치갈등 외에도 이날 발표된 미국 11월 민간고용지표(6만7000명 증가에 그치면서 시장 증가 예상 15만명 크게 하회) 등 경제지표 부진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 방송은 그러나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 방송은 이날 2020년 전망을 통해 "시장은 여전히 혼란스런 상황에 있다"고 했다. 소비는 여전히 강하지만 연준은 여전히 중립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무역불확실성도 여전하다고 했다. 최근 무역이슈 흐름만 보더라도 긍정-부정-긍정을 오가고 있다고 했다. 내년에도 시장 불안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했다. 내년에 시장 상황이 크게 개선될만한 잠재력 또한 제한적이라고 했다.

이 방송은 특히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선 여전히 불확실한 측면이 존재하고 (예기치 못한) 협상 결과가 자칫 시장에 혼란을 안겨줄지 여부도 주목된다고 했다.     

이날 뉴욕 월가가 전날의 불안감에서 다소 벗어났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눈여겨 봐야 할 대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이날 UBS가 "내년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힌 것 등도 주목된다. 아울러 CNBC가 "이날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9월 이후 최악의 한주를 보내고 있고 다우존스 지수 역시 4개월래 최악의 한 주를 보내고 있다"고 밝힌 점은 여전히 투자자들을 찜찜하게 하는 대목으로 간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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