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미-중 무역협상 합의가 최대 관건...FOMC 등도 주목해야"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의 20일 넘게 이어진 매도세가 지난 주말(6일) 간신히 멈춘 가운데 이번 주(9~13일) 국내증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외국인들은 21일의 순매도 기간 동안 총 5조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셀 코리아' 우려를 낳기도 했다.

특히 이번 주에는 아람코 상장을 비롯해 미국 FOMC, 영국 총선, EU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오는 15일 마감 시한인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이전에 양국이 합의할지도 핵심 변수로 꼽힌다.

8일 CNBC와 국내 증권계 등에 따르면 금주 한국증시를 미리 엿볼 수도 있는 미국증시는 다우존스 지수(+1.22%)를 비롯해 S&P 지수(+0.91%), 나스닥 지수(+1.00%)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미국의 11월 고용지표 호전과 미-중 협상 합의 기대감 등이 지수 오름세를 거들었다.

미국 반도체주도 껑충 뛰었다. 특히 마이크론 테크가 2%대 뛰어올라 눈길을 끌었다. 마이크론 테크는 국내 반도체주와 동조화(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를 보이는 경우가 잦은 편이다.

국내 증권사 직원들. /사진=뉴시스
국내 증권사 직원들. /사진=뉴시스

국내 증권계는 미-중 합의 관련 변동성을 고려하는 한편 다양한 변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로 예정된 협상 시한 이전까지 산발적인 변동성 확대 구간이 재현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협상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감안해 중국과의 무역합의를 위한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이 과정에서 경계심리는 높아질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그런가 하면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5일 관세 부과 이전에 1차협상 타결 또는 자동 관세 부과 후 협상 지속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며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15일 자동 관세 부과 후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일 가능성도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관세가 시행되더라도 실망감은 단기로만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단계 무역합의 도출, 15일 관세부과 유예 및 취소, 2020년 휴전 전환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11일(미국시간)로 예정된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의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미 10월 FOMC를 통해 향후 기준금리 변동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을 내놓았고, 이후 경제 및 금융시장에 큰 변동이 없었던 만큼 기준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회의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동결 기조가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인하 여부보다는 분기마다 공개되는 점도표를 통해 2020년 추가인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람코 상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아람코는 오는 11일 사우디증권거래소에 지분 1.5%(개인투자자 0.5, 기관투자가 1%)를 상장한다. 이날 확정된 공모가는 1주당 32리얄(8.79달러)로 정해졌다.

아람코가 상장될 경우 글로벌 시가총액 1위는 확실하지만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각각 다른 진단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들의 한국물 매도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부터 몇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다양하다. 다만 본격 영향은 이달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는 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한편 금주에 발표될 경제지표로는 중국 수출입과 중국 물가 등이 대기 중이다.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이미 상승 반전한 가운데 수출입은 예상치와 유사하게 개선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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