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는 지난해 일부 대형사의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에 따른 회사분할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역량, 리베이트 규제강화 등으로 매출순위에 큰 변동이 일어났다. M&A에 성공해 10위권에 진출한 제약사가 나오기도 했다.

제약업계의 지도가 크게 바뀐 것이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경영위기 속에 어려운 한 해를 보낸데 반해 몇몇 상위제약사들은 두자리수의 성장을 이루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새로운 강자도 매출 1조원이라는 마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본지가 7일 현재 경영실적을 공시한 48개 상장제약사의 공시내용을 분석한 결과다.

부동의 1위를 고수해온 동아제약이 지난해 3월 동아ST(구 동아제약)와 동아제약(신설법인)으로 분할되면서 그 자리에서 물러나고 유한양행이 창사이래 처음으로 업계1위에 올랐다.

유한양행은 뚜렷한 신약개발이 없었지만 ‘트라젠타’ ‘비리어드’ ‘프라닥사’ 등 다국적사제품을 도입해 판매한 덕을 톡톡히 봤다고 할 수 있다.

2012년 2위였던 유한양행은 지난해 9436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보다 21.5% 성장해 숙원이었던 업계1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올해 매출 1조원을 예약했다. 그러나 신약개발이 없으면 정부의 약가인하정책에 성적표를 맡길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R&D에 더욱 투자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불안한 1등인 것이다.

10%안팎의 매출신장세를 이룬 녹십자(8882억원), 한미약품(7301억원)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대웅제약은 6825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회사분할로 새출발한 동아ST는 3~12월 실적이 4958억원으로 이를 연간으로 따져 추산할 경우 5800억원 수준이 된다.

종근당도 지난해 11월 회사분할로 업계 랭킹이 10위권 밖으로 떨어졌지만 2012년 4600억원대의 매출을 고려하면 지난해 매출 5000억원선을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주 삼다수 생수를 위탁판매권을 획득한 광동제약은 4674억원의 매출을 올려 일약 7위로 도약했다. 생수판매로 전년보다 10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반면 생수판매권을 잃은 농심은 작년 매출이 1200억원이상 줄어 비상경영을 해야할 처지다. 2012년말 삼다수 대신 백두산 물을 원료로 한 생수 백산수를 개발했으나 인지도에서 삼다수에 뒤져 이미지 제고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백산수 판매가 늘면서 표정이 다소 밝아졌다.

농심은 오는 22일 ‘세계 물의 날’을 앞두고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과 협약을 맺고 백산수 판매액의 일부를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식수위생 개선 및 개발사업에 기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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