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고 세계 진출 꿈 꿀수 있는 펭수만의 특징이란

다른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펭수. /사진=뉴시스.
다른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펭수.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펭수는 이제 전국적 스타가 아닌 세계적 스타가 되고 있다. 영국 BBC 역시 13일(영국시간) "한국인들이 건방진 거인 펭귄 사랑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남극 태생으로 스타가 되기 위해 한국을 찾아온 펭수는 사람들이 즐거워할 얘기를 하지도 않고 10살이라고는 하는데 중년남성 목소리를 갖고 있다. 그렇다고 남성도 아니며 여성도 아니다. 그래서 BBC는 펭수를 지칭하는 3인칭 대명사로 "it"을 썼다. BBC는 펭수를 훈련생으로 쓰고 있는 교육방송(EBS)이 특히 이 점을 예민하게 간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2.1미터 장신의 펭수는 방탄소년단(BTS)을 제치고 한국에서 "올해의 인물"이 됐다. BBC는 사람이 아닌데도 이런 성과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아동 프로그램 출연자인 펭수에 대해 20대와 30대가 특히 열광하는 배경에 대해 BBC는 "사회적 서열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어린이 같은 순진함을 갖고 있다"고 풀이했다.

펭수는 김명중 EBS 사장을 "사장님"으로 부르지도 않는다고 BBC는 전했다. 뭔가 뜻에 안 맞는 일이 있을 때 김 사장을 조롱하기까지 한다.

BBC는 미국의 아시아시사전문매체인 디플로맷을 인용해 펭수의 세계 진출 잠재력도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영국인들이 주변에 목소리 걸걸하고 큼직한 펭귄이 옆에 서 있는 것을 곧 보게 되면 놀라지말고 펭수인 것을 알아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BBC의 이 기사는 펭수가 승승장구할 또 다른 중요한 장점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 장점은 최근 EBS가 겪고 있는 또 다른 구설과 깊은 관련이 있다.

펭수에게는 '인성 리스크'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현재 EBS는 인기 있던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자사 유튜브 채널에서 거친 행동을 한 것으로 거센 비난을 받게 되자, 이 프로그램 방영을 중단하고 해당 연예인의 출연을 정지시켰다.

가뜩이나 연초부터 유명 연예인의 강남클럽 사건 등으로 대중문화계에 인성함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때다. 외신에서부터 K팝 스타들의 성장환경을 우려하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다.

한국 방송의 스타들이 지금은 넘쳐나는 사랑을 받지만 언제 또 무슨 소동을 일으킬지 지켜보는 관계자들이 전전긍긍하며 지내는 시기다.

그러나 펭수와 같은 캐릭터는 이같은 인성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한쪽에서는 거센 비판 폭풍에 시달리는 EBS가 펭수에 대해서만큼은 자신감을 가지고 세계적 스타로 밀어줄 수 있는 배경이다.

이는 동시에, 탈 속에 들어가 있지 않고 본인 스스로 정체성을 내세우면서 활동하는 대중 문화인들에게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지를 강조하고 있다. 너도나도 탈을 쓰고 노래하고 연기하라는 교훈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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