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아람코 변수 · 한국수출 지표 등 확인해야...국내 부양책 등이 변수될 수도"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미-중 무역협상의 1단계 타결 합의로 위험자선 선호심리가 회복된 가운데 이번 주(16~20일) 국내증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2일과 13일 이틀 연속으로 총 1조원어치 넘게 한국주식을 사들이며 향후 시장 흐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5일 CNBC와 증권계 등에 따르면 금주 국내증시를 미리 엿볼 수도 있는 미국증시는 13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0.01%)를 비롯해 S&P 500 지수(+0.01%), 나스닥 지수(+0.20%) 등 3대지수가 일제히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미-중 양국의 무역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농산물 구매 확대규모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점, 지식재산권과 기술이전 등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점 등이 지수 오름폭을 제한했다. 시장에서는 환호 일색이었던 전날과 달리 보수적인 전망이 줄을 이었다.

국내 증권사 직원들. /사진=뉴시스
국내 증권사 직원들. /사진=뉴시스

국내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큰 걸림돌을 통과한 만큼 한국의 수출과 경제정책, 아람코 변수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차 무역협상은 스몰 딜이라는 단어 그대로 대선을 위한 휴전의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한다"면서 "중국의 기술탈취 금지, 금융시장 개방 등이 주제가 될 2차 협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1차 합의 이후 미-중 무역분쟁에서 피해가 컸던 국가의 밸류 정상화, 불확실성 잠정 해소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미-중 합의 이후 대외 경기에 민감한 한국 주식시장에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면서 "정부 당국의 경제정책방향 발표, 한국 수출과 기업이익 등이 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전략으로는 시가총액 상위주와 수출주, 소재주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에는 무역분쟁의 직접적 영향권에 있었던 미국과 중국의 실물 지표들의 변화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금주에 발표 예정인 미국과 중국, 유로존의 경제지표들은 대체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돼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외국인 자금 흐름과 관련해서도 비교적 긍정적인 진단이 제기된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에는 한달 가까이 이어진 외국인 매도 흐름이 반전하며 시장 흐름을 주도했다"면서 "달러 당 1200원 선이 원-달러 환율의 단기 고점인 점, 주요국 실물 경기 사이클이 바닥을 지난 점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유입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사우디 아람코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 신흥국지수 편입에 따른 국내증시의 외국인 수급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11월말 신흥국지수 조정 이후 국가별 비중을 따를 경우 한국 비중은 현 11.6%에서 11.5%로 0.018%포인트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패시브 자금의 국내증시 804억원대 이탈로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가 하면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의 수급 환경이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며 "시장은 정부의 부양책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업들의 우려가 경기 둔화로 집중되고 있는 만큼 재정정책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는 국면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달 중·하순에 2020경제정책방향이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가 혁신성장을 통한 부양 의지를 강조한 만큼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형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주에 발표될 경제지표로는 중국 11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유로존 12월 제조업 PMI, 독일 12월 IFO 경기지수 등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소매판매는 바닥을 딛고 올라가겠지만 미-중 무역분쟁 영향이 일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산업생산의 경우 중국 제조업 PMI가 상승하는 등의 영향으로 개선됐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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