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보다 판매, 실천보다 말이 앞서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마트폰이다. 갤럭시 폴드와 같은 접히는 스마트폰은 '손안의 데스크톱'을 실현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나와 있는 제품을 더 잘 만들던 삼성전자가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갤럭시 폴드는 달갑지 않은 또 다른 면에서 삼성의 예전 같은 모습을 보였다. 올해 4월 판매에 나섰다가 화면 오류가 발견돼 취소된 것은 한동안 외신에서 "200만 원짜리 핫도그" 등의 조롱을 샀다.

외신들은 17일(한국시간) 현재도 갤럭시 폴드에 대한 뉴스를 전하고 있다. 화면오류와 판매 취소 때만큼 큰 뉴스는 아니다.

첨단기술 전문매체인 ZD넷과 버지 등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를 100만 대 판 건 아니다"라고 전하고 있다. 이런 뉴스가 나오는 이유는 앞서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가 "100만대를 팔았다"고 자랑했는데 회사가 "그건 아니다"라고 부인한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손영권 삼성전략혁신센터 사장이 목표량과 판매량을 혼동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국내 언론 보도와 달리 외신에서는 "100만 대를 팔았다"는 뉴스보다 "100만 대 판 건 아니다"는 뉴스가 더 많이 포털의 눈길 가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50만 대 판매 역시 성과를 인정받을 일이지만, 앞선 허장성세로 인해 마치 반토막 실적을 낸 듯한 취급을 받고 있다.

지난 4월의 판매 취소는 3년 전 갤럭시 노트7 리콜의 연장선에서 삼성이 예전과 다르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95년 2000 명의 직원을 모아놓고 불량 이동전화 15만 대를 불도저로 부숴가며 품질을 강조하던 장면과 비교되는 현실이었다.

고위 임원의 착오로 인해 "100만 대를 못 팔았다"는 뜬금없는 뉴스를 외신마다 전하고 있는 상황도 예전 같지 않다.

갤럭시 폴드를 통해 품질보다 판매가 앞서고, 실천보다 말이 앞서는 삼성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병철 창업주와 이건희 회장의 2세 경영시대 삼성 사람들이 다 어디 갔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혁신'에 대해서는 애플에 아직도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았던 삼성에게 갤럭시 폴드는 이런 평가를 뒤집을 계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잡기로 잘 만들던 과거에서 혁신을 선도하는 미래로 변신하는 과정의 성장통일뿐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빈틈없는 삼성'의 전통적 이미지를 희생시키는 건 단순 성장통의 차원을 너무 많이 벗어난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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