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유층 호화여행 수요, 고급호텔 증가로 이어져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세계 경제가 아직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세계 최대시장이 돼야 할 국가들이 아직 수요자보다 공급자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15억 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이 만약 지금의 미국과 같은 최대 소비국가의 역할을 맡는다면 이는 세계경제의 지속적 성장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한국과 같은 수출주도형 국가들과 세계 곳곳에서 물건을 더 파는 경쟁에 치중하고 있다. 최대 소비시장을 갖춰서 전 세계 모든 문물이 자국으로 집중되게 함으로써 여기서 차원이 다른 부가가치를 만들어내 국력의 원천으로 삼는 최강대국 특유의 발전모델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그러나 변화의 조짐은 있다. 그동안 중국의 고도성장기에 탄생한 엄청난 재력가 계층들이 이런 변화를 가장 먼저 가져오고 있다.

CNBC의 17일(미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크레딧수스가 최근 집계한 세계 최상위 10% 부자들 가운데 중국인은 1억 명으로 9900만 명의 미국인을 숫자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중국 상하이 푸동 시내 전경.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중국 상하이 푸동 시내 전경.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점점 더 거대한 집단이 되고 있는 중국의 부유층은 이들만의 특별한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들은 차별화되고 호화로운 서비스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고도성장기가 지났다는 분석이 많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이런 시기는 고소득층이 고부가가치 수요를 높여가는 단계로 이어졌다. 중국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특히 중국의 호화호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내 외국계 호텔 관계자들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고급여행을 즐기는 중국인 고객들은 교육수준이 높고 특화된 서비스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CNBC는 매킨지 보고서를 인용해 "향후 수년 동안 중국인들이 세계 고급시장 성장의 3분의 2를 담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고급호텔 시장에서는 또 하나 주목할 점이 있다. 특히 미국에 비해 훨씬 더 젊은 세대가 호화여행의 발전을 이끈다는 점이다. 매리엇 인터내셔널 관계자는 CNBC에 "중국의 호화여행객의 평균 연령은 33세로 미국의 56세와 비교된다"고 말했다.

매킨지 보고서는 "중국인들의 고급 여행은 중국 내에만 그치지 않고 해외로도 확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최고급 백화점의 지하 음식매장에서 중국인이다 싶은 고객에게 말 한마디 없이 손가락질만으로 저기 가서 앉으라는 태도로 과연 한국이 이 같은 흐름에 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한국인 아저씨들이 조금 간소한 옷차림으로 들어설 때 흔히 겪는 일이니 더 감출 것도 없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