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오클라호마주 키퍼의 경찰이 주무한 커피잔에
앞선 오클라호마주 키퍼의 경찰이 주무한 커피잔에 "돼지"라고 적힌 모습. /사진=조니 오마라 키퍼경찰서장 페이스북 캡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휘하 경찰관이 관내 상점에서 욕설을 듣고 왔다면 서장의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당장 모든 병력을 동원해 초전박살을 내고 싶지만, 법을 집행하는 경찰로서 응징 또한 법과 절차에 따라야 한다. 이와 함께 시민들을 봉사하는 공권력이 이런 조롱을 받는다는 사실이 너무나 괴로운 것이다.

미국 캔자스주 헤링턴의 브라이언 호너데이 헤링턴 경찰서장은 이런 점에서 오클라호마주의 조니 오마라 키퍼 경찰서장과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에게 공통점은 휘하 경찰관이 주문한 커피에 "돼지"라고 적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두 서장의 반응은 똑같았다.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들의 공권력에 대한 존경이 부족하다는 점을 개탄했다. 두 서장의 반응에 여론이 크게 호응했다는 점도 똑같았다.

차이가 있다면 호너데이 서장의 경찰관은 최근 맥도널드에서, 오마라 서장의 경찰관은 지난달 스타벅스에서 이런 일을 겪었다는 점이다. 호너데이 서장의 헤링턴 경찰관에게는 더욱 거친 욕설단어가 더 붙었다.

이보다 더 큰 차이도 있다. 앞선 키퍼 경찰의 사건에서는 "돼지"라고 적은 점원이 해고됐다는 것이고 이번 헤링턴 경찰의 사건에서는 해당 경찰이 해고됐다는 점이다. 헤링턴 경찰서와 맥도널드가 함께 CCTV를 살펴가면서 조사한 결과, 맥도널드 직원 가운데는 아무도 그런 욕설을 적은 사람이 없는 사람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미국 CBS의 캔자스주 현지방송 WIBW에 따르면 호너데이 서장은 23세의 해당 경찰관 이름을 밝히지 않고 그가 사건을 "조작했음"을 인정한 후 해고됐다고 밝혔다.

호너데이 서장은 이번 일에 대해 "공권력에 멍이 들었다"고 개탄했다. 해당 경찰관은 "장난을 치려던 것"이라고 말했다고 호너데이 서장은 밝혔다.

당초 이 경찰관의 허위보고를 받은 호너데이 서장은 욕설이 적힌 컵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 게시물은 수 천 명이 공유했다.

사실을 파악한 뒤 호너데이 서장은 자신의 앞선 행위에 대해 "내가 믿어온 것에 따른 반응이었다"며 "정직함을 최우선으로 지킬 것을 맹세한 휘하 경찰의 얘기를 근거 없이 안 믿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었다"고 해명했다. 호너데이 서장은 페이스북 게시물을 삭제했다.

오클라호마주 키퍼의 스타벅스는 경찰 앞에서 면목이 없는 처지가 됐지만, 캔자스주 헤링턴에서는 경찰이 맥도널드 앞에서 얼굴을 들고 다니기 힘든 지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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