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삼성 따라잡기만 하던 LG가 공격적이 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LG그룹에서 신상품 개발을 위한 고위임원 회의가 열리면 단 하나의 질문이 등장한다. 이 질문의 답이 "예"면 LG는 이 상품 개발에 착수한다.

그 질문은 "삼성도 하고 있는 거야?"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소개한 농담이다.

이코노미스트는 LG가 삼성과 달리 스캔들에 얽힌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순환출자를 해소하라고 촉구했을 때 이를 가장 먼저 시행한 재벌이라고 소개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이렇게 사랑스러운 점이 혁신 감각을 무디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촌평했다.

국내에서 흔히 LG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듯한 외신의 평가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구광모 회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LG가 예전과 달리 상당히 사나워질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 따라다니기' 전략이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작동을 했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던 터다.

이코노미스트는 구 회장이 "선대 회장들과 같은 신중한 태세는 유지하지만 보다 더 공격적인 접근을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코노미스트는 "LG전자 모바일과 가전을 이끌었던 브라이언 권(권봉석 사장)이 회사 전체의 수장을 맡았다"며 "권 사장은 삼성과의 평면TV 전쟁에서 삼성의 QLED TV를 대놓고 조롱하는 전략을 취했다"고 소개했다.

이 매체는 이에 대해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요란함"이라는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의 평을 덧붙였다.

전임자가 지난해 9월 돌연 사임한 뒤 정호영 사장이 취임한 LG디스플레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경영진 교체와 직원 감축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LG화학의 새로운 CEO인 신학철 부회장에 대해서는 "모험가라는 평판에 맞게 지난달 제너럴모터스와의 합작벤처를 발표하고 오하이오의 새로운 공장에서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생산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하지만 주식투자자들은 아직 깊은 감명을 받지 못했다"며 "LG의 거대계열사 주식들은 지난 2년 동안 고난을 겪었고 온갖 스캔들로 지배구조에 대한 비난을 뒤집어 쓴 삼성이 더 나은 실적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LG가 그릇된 행위를 하는 삼성과 차별화하려는 노력은 격찬을 받아 마땅하다"며 "구광모 회장은 혁신의 덕목을 강화하기 위해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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