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글래스먼 "포효하던 호랑이가 야옹거려"

미세먼지에 덮인 서울 시내. /사진=뉴시스.
미세먼지에 덮인 서울 시내.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 한국 경제에 대해 "재벌 관련 부패를 척결하고 법치를 강화해야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촉구했다.

조지W부시연구소 창립자인 제임스 K. 글래스먼은 6일(현지시간) 워싱턴타임스 칼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위키피디어에 따르면 그는 부시행정부에서 2008~2009년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을 지냈다.

글래스먼은 칼럼에서 "한 때 포효하는 아시아 호랑이었던 한국이 야옹이가 되고 있다"며 "2007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2000억 달러로 인도와 비슷했지만 10년 후 인도는 2조6000억 달러가 된 반면 한국은 1조5000억 달러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논리에는 당시 인구 12억 명의 저개발 국가인 인도의 잠재성장 여력을 지나치게 무시했다는 비판의 소지가 있다.

글래스먼은 "한국은 최대교역국 중국의 수요부진과 아시아 전반적인 불확실성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며 "광범위한 부패와 정부의 준법의지에 대한 의문으로 국제투자자들이 우호적이지 못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를 막는 큰 장애물은 정부와 한 줌도 안 되는 족벌 경영 재벌의 유착"이라고 주장했다.

글래스먼은 이에 대한 사례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사실 뿐만 아니라 현대그룹의 현대엘리베이터와 스위스 쉰들러홀딩스의 분쟁, 송도 스마트시티와 관련한 포스코와 게일인터내셔널의 갈등을 제시했다.

글래스먼은 "포스코는 엄밀히 말해 재벌은 아니지만 한국정부와의 정치적 유착관계가 강하고 부패 사례에 연관됐다"고 비판했다.

포스코와 게일 갈등을 비교적 상세히 언급한 가운데 글래스먼은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인해 한국정부에 소송을 제기한 사실도 전했다.

그는 "이같은 사례들이 미국과 유럽 기업들에게만 손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도 묶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래스먼은 "한국은 억압과 빈곤에 묶여있는 북한에 희망의 등대가 돼야 한다"며 "한국은 번영을 누려야 하고 가장 좋은 방법은 부패를 청산하고 진지하게 법치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가 지적한 사례들은 한국에서 활동 중인 외국투자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 사례들은 한국의 신인도와 코스피 등 금융시장 지수 변동에 영향을 주는 것 또한 현실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자기이해 요구로만 묵살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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