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라드 "금리인하 덕택에 경기침체 회피"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세인트루이스 Fed 홈페이지 캡처.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세인트루이스 Fed 홈페이지 캡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두 지역 Fed 총재가 지난해 금리인하 덕택에 미국이 경기침체를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우호적 관계가 뚜렷이 알려졌거나 공화당 인사로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는 인물들이다.

마켓와치의 9일(미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Fed 총재는 이날 위스콘신은행연합회가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개최한 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올해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불라드 총재는 지난해 금리를 올리려던 것을 인하했다는 점에서 금리인하의 효과를 평가절하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라드 총재는 Fed가 지난해 7월 금리를 인하하기에 앞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부터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남겼다. Fed가 두 번째 금리를 내린 9월 회의에서는 0.5%포인트로 인하폭을 늘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지난해 FOMC에서 가장 강력하게 금리인하를 주장한 인물이다.

그가 6월 회의에서 소수의견을 내놓은 직후 월스트리트저널은 불라드 총재가 백악관으로부터 Fed 이사로 자리를 옮길 것을 제안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는 제롬 파월 Fed 의장에게 격분해 그의 해임이나 이사 강등을 고려한다는 보도가 자주 나오고 있었다. 불라드 총재는 Fed 이사 자리는 사양했지만 7월에는 Fed 의장의 제안이 들어온다면 사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불라드 총재는 또 국제유가 충격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예전처럼 크지 않다고 밝혔다.

마켓와치는 이어 닐 캐시카리 미네아폴리스 Fed 총재가 같은 날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까지 경기침체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캐시카리 총재는 2014년 캘리포니아 주지사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는 공화당원이다. 그는 파월 의장의 전임자인 재닛 옐런 전 의장 재임 중의 금리인상부터 반대하는 완화성향을 드러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옐런 당시 의장의 민주당적을 이유로 Fed 의장 교체에 나서자 캐시카리 총재는 시사예측 사이트에서 차기 의장 후보의 하나로 거론됐다. 그러나 가능성은 경쟁자들에 비해 매우 작게 평가됐다.

2018년이 끝날 때만 해도 Fed 정책결정권자들 사이에서는 2019년 두 차례 이상 금리인상을 지속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폭언을 섞어가면서 금리인상을 비난하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심각해지자 Fed는 오히려 금리를 세 차례 인하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간섭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도 언급을 안하고 "선출된 사람들의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입장만 밝혀왔다.

그러나 Fed의 실제의도와 금융시장의 냉철한 분석과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의 끊임없는 금리간섭으로 인해 지난해 금리인하를 그의 작품으로 여기는 대중적 분위기도 존재한다.

따라서 금리인하 덕택에 미국이 경기침체를 회피했다는 주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불라드 총재는 순번제에 따라 올해는 FOMC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캐시카리 총재는 올해 투표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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