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테슬라, 보잉, 캐터필라, JD닷컴, 반도체주 등 중국 의존 높은 주식들 '하락'
중국 측 "1단계 무역합의 서명했지만...미국이 관세 재부과시 협상 중단할 수도"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15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오르고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중국 관련주들은 '추락'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미-중 1단계 무역합의안 서명 후 이같은 흐름이 나타나 더욱 주목받았다. 중국이 무역합의 후 불만을 표출한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9030.22로 0.31%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3289.29로 0.19% 올랐다. 이들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작성했다. 그러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258.70으로 0.08% 상승에 그쳤다. 3대 지수 중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애플, 테슬라, 반도체, JD닷컴 등 중국관련 기술주들이 부진한 흐름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단계 무역합의안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후 "이는 랜드마크 합의가 될 것"이라며 "2단계 무역협상도 곧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1단계 무역협상은 힘들었지만 공정했다"면서 "미-중간 공정무역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합의안 서명 후 나름 만족해 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가운데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상승했다.

뉴욕증시 스크린에 표시된 캐터필라 로고. /사진=AP, 뉴시스.
뉴욕증시 스크린에 표시된 캐터필라 로고. /사진=AP, 뉴시스.

그러나 중국 측의 분위기는 달랐다. CNBC는 "중국 측은 (비록 1단계 합의안에 서명했지만) 부정적인 반응도 내놨다"고 전했다. "중국 측에선 미국이 관세를 다시부과 할 경우 무역협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CNBC는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이는 "중국 측엔 만족스럽지 못한 무역합의 일 수 있다"는 뉘앙스로 이어졌고 이런 가운데 뉴욕증시에서 중국 관련성이 높은 종목들이 추락했다.

우선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 기업 JD.COM의 주가가 1.27% 하락했다. 중국에서 아이폰 제품 등을 많이 팔고 있는 애플의 주가도 이날 0.43% 내렸다. 최근 중국발 호재로 고공행진 하던 테슬라의 주가도 이날엔 3.61%나 추락했다. 중국 관련성이 큰 트립닷컴 역시 2.44%나 떨어졌다.  중국 의존도가 큰 반도체 섹터의 주가도 급락했다. 반도체 ETF 섹터 지수가 1.48%나 하락한 가운데 관련주인 마이크론(-2.35%) 엔비디아(-0.69%) 스카이웍스솔루션(-2.37%) 등의 주가가 모두 고개를 숙였다. 다른 반도체 종목 중에선 웨스턴디지털(-3.67%) 마이크로칩(-2.31%) 브로드컴(-1.64%) 아날로그디바이스(-1.69%) 등이 줄줄이 급락했다.     

보잉(-0.77%) 캐터필라(-0.76%) 인텔(-0.82%) 등도 중국의존도가 큰데 이들 종목의 하락은 이날 다우존스 상승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이날 중국 관련 기술주들이 추락한 반면 미국증시를 이끈 것은 부동산 섹터(+0.77%) 유틸리티 섹터(+1.41%) 헬스케어 섹터(+0.85%) 등 주로 경기방어 섹터였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미국 증시가 겉으로는 웃었지만 중국 관련주들은 속으로 울면서 의미있는 흐름을 표출했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미묘한 불안감이 한쪽에선 표출된 셈이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금값이 오르고, 엔화환율이 떨어진 것과도 무관치 않은 흐름이다.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크게 웃는 듯 했지만 앞으로의 대중국 관계가 간단치 않을 수 있다는 분위기도 동시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향후 흐름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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