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생존 위해 과감히 변신 중...정책당국, 정치권도 본받아야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 별관에 마련된 공명선거 합동지원상황실 앞. /사진=뉴시스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 별관에 마련된 공명선거 합동지원상황실 앞.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지난주 국내외 경제계에서 전해졌던 소식들을 돌아본다. 두드러진 변화가 목격됐다. 기업들의 비장함과 처절함이 엿보였다. 국내외 주요 기업은 디지털 혁신을 위한 조직개편을 강조했다. 세대교체도 단행했다. 변하지 않으면 살수 없음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해 일본 대기업 35개사가 무려 9000명의 임직원을 감축했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의 임직원 감축 수가 전년 대비 무려 3배"라고 했다. "인원을 줄인 35개사 중 60%는 흑자를 기록하고도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덧붙였다. "급격한 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에 세대교체 및 디지털 인재 확보를 위해 일본에선 흑자 기업들 조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는 강조했다.

한국기업들도 마찬가지였다. 

재계에 따르면 지난주 우리의 대기업 중 KT의 움직임이 눈길을 끌었다. 최근 KT에선 1953년생 황창규 회장의 뒤를 이어 1964년생인 구현모 CEO 체제가 들어섰다. 최고경영자의 나이가 무려 11세나 젊어졌다. 구현모 CEO는 KT 조직개편과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구현모 CEO는 ▲5G(5세대 통신) 및 AI(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외쳤다. 아울러 임원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전체 임원 수를 98명으로 12% 줄이고 전무 이상 고위직 임원수를 기존 33명에서 25명으로 감축했다. 신규임원(상무)은 21명 선임했는데 이중 27%가 50세 이하였다. 조직을 젊게 하고 실무형 중심 조직으로 과감히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주 최태원 SK 회장과 신입직원 간 대화 내용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 회장은 신입직원들을 향해 "젊은 패기를 갖고 조직에 신선한 자극을 불어 넣어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주 신동빈 롯데 회장의 그룹사 경영진을 향한 발언도 날카로웠다. 신 회장은 계열사 사장단 및 지주사 임원들에게 "듣기 좋은 얘기는 못하겠다. 과거의 롯데는 다 버려라. 기존의 틀을 깨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이 글을 쓰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비장한 변신을 다시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처한 경제 환경이 너무나 냉엄해서다. 글로벌 경제계는 급변중이다. 패러다임이 격변하고 있다. 4차 산업시대로의 전환이 전광석화 같다. 글로벌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의 정책당국, 정치권도 기업들처럼 급격한 변화를 실감하고 체질을 과감히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 글로벌 기업들의 숨가쁜 변신 사례들을 열거해 봤다. 정책당국자, 정치권 인사들 모두 말로만 국민 위한다고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국민 앞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자화자찬 또는 꼼수는 더 이상 국민이 바라는 게 아니다.  정부 여당은 힘 있을 때 겸손한 정책을 펼치고 야당은 대안을 갖고 정부-여당과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 줬으면 좋겠다.

지금 많은 국민은 온갖 논란과 충돌 속에 피곤하다. 총선이 다가온다. 우리의 정책당국-정치권도 처절히 변했으면 한다. 기업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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