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몰비어' 유행...'간단하게 한잔'에서 착안한 성공 비결 눈길

'간단하게 맥주나 한 잔 하자'는 말은 스몰비어의 등장으로 더 쉬워졌다. '스몰비어(Small Beer)'는 맥주를 비롯해 알코올 도수가 낮은 주류 한 두잔 정도를 간단한 안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소형 주류점을 일컫는 신조어다.

스몰비어를 대표하는 '간단하게 한 잔'은 사회적으로 권장되는 공익성과 소비자들의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킨다. 과음과 폭음이 난무하는 음주문화 대신 먹을 만큼만, 맛있고 즐겁게 먹는 음주가 사회적으로 환영 받는다. 장기불황 속에서 술값으로 큰 돈을 지출할 여력이 없는 소비자들은 대형 호프나 포차보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사서 집에서 즐기는 것을 선호하게 됐다.

이러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스몰비어가 등장했다. 스몰비어는 싸고, 가볍고, 작다. 이는 소비자는 물론 창업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대개 맥주를 잔 단위로 판매하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평일 퇴근길에라도 잠깐 들러 가격 부담 없이 즐기기에 좋다. 공간 자체가 작은 편이니 혼자 가더라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다. 깔끔한 인테리어에 여성 소비자들도 편안하게 들른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소자본으로도 충분히 창업할 수 있고, 생맥주 관리와 간단한 핑거푸드류 안주를 내놓기 때문에 조리에 대한 부담도 매우 적다.

스몰비어는 대개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세계 여러나라의 맥주를 들여와 다양한 주종을 갖추고 셀프 시스템을 적용한 곳과 '크림 생맥주'를 위시한 생맥주와 간단한 튀김 안주를 내는 곳이다.

 
2011년 3월에 론칭된 '맥주바켓'은 스몰비어 시장의 문을 열어젖힌 브랜드다. 대형 세계맥주전문점으로 기반을 쌓아온 '와바'의 형제 브랜드답게 120여종의 각국 맥주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맥주바켓은 고객이 직접 냉장고에서 원하는 맥주를 꺼내다 먹을 수 있는 셀프 시스템을 도입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원하는 안주를 밖에서 사오거나 매장에서 직접 배달시켜 먹을 수도 있게 했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는 편안한 분위기와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고, 점주에게는 인력 부담과 조리 부담을 줄여주는 일거양득 효과를얻을 수 있다. 

맥주바켓이 가맹점을 연이어 출점시키며 시장에서 히트를 치자 맥주창고, 통파이브, 비턴 등의 다양한 미투(Me Too) 브랜드가 등장해 창업 시장에서 셀프형 맥주전문점의 시대를 이어갔다. 이들은 세계맥주를 셀프로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양한 자체 안주를 마련하는 등 저마다의 차별화를 시도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한편 2011년 말, 부산에서 시작한 압구정 봉구비어가 경남 지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서울까지 진출하면서 또 다른 형태의 스몰비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압구정 봉구비어 외에도 바보비어, 용구비어, 오춘자비어, 엉클비어 등 'OO비어'라는 이름을 단 스몰비어 브랜드가 나왔다.

이들은 길고 투명한 맥주잔에 크림처럼 고운 거품과 함께 담긴 생맥주, 매장에서 바로 튀겨내는 감자튀김 및 치즈스틱 류의 안주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다양한 지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닭강정이 소자본창업의 대세 아이템이었던 것처럼, 스몰비어는 창업 시장에서 손꼽히는 대표 소자본창업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스몰비어가 그보다 더 오래,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스몰비어가 '간단하게 한 잔'을 원하는 사회와 소비자가 만들어낸 소비 대상이라는 점이다. 즉, 성공 창업의 핵심인 '소비자 니즈'를 정확하게 꿰뚫은 아이템인 것이다. 창업을 꿈꾼다면 잊지 말아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제공한다'는 성공의 법칙은 절대 틀린 적이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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