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올해도 전 세계와 무역 갈등 태세...주요 마찰때 원화환율 출렁일 가능성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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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국의 원화가 세계 주요통화의 하나로 더욱 비중이 커지면서, 그에 따른 한국 경제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만 잘한다고 해서 외환시장이 안정되는 것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나라로 인해서도 환율이 급등락할 소지가 커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특히 원화가치가 큰 폭으로 절하된 데서도 나타난다.

올해도 원화가치를 위협하는 국제 상황들이 수두룩하다.

원화는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세계 교역상황의 지표라는 성격을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 교역이 활발하면 한국 경제의 근간인 수출이 잘 되기 때문에 한국의 통화가 절상될 것으로 전 세계 외환딜러들이 예상을 하면서 거래에 나선다. 이들은 무역 갈등이 발생하면 우선 원화가치가 절하될 가능성을 떠올리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은 중국이 한국의 주요 교역국이란 점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교역을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원화가치를 떨어뜨렸다.

지난해 연초부터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줄곧 상승하던 원화환율은 일본이 7월 한국에 대한 반도체 관련 부품 수출을 제한하면서 8월 한때 1222.2 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도달한 연말 하락세로 돌아서 1160원대로 내려왔다.

원화환율의 등락은 대체적으로 경제성장률의 등락과 반대형태를 보인다. 한국은행의 지난 22일 발표에 따르면 무역 갈등으로 원화환율이 상승하던 지난해 1분기중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0.4%, 2분기 1.0%, 3분기 0.4%를 기록했다. 1단계 무역합의가 이뤄지고 원화환율이 하락한 4분기중 성장률은 1.2%였다.

올해는 미국과 중국의 2단계 무역합의뿐만 아니라 미국과 세계 모든 지역의 무역협상이 관건이 되고 있다.

로이터의 23일(이하 미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한 후 다른 지역들에 대한 무역불균형 해소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유럽연합(EU)에 대해 항공기보조금, 디지털 세금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 EU산 자동차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최대 25% 관세부과를 위협했다고 전했다.

에밀리 하버 주미독일대사는 미국의 모든 관세에 대해 EU 역시 관세로 맞대응하겠다고 22일 밝혔다. 그러나 프랑스는 지난 20일 미국 첨단기업에 대한 3% 디지털세금 부과 연기에 합의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영국에 대해서는 디지털 세금을 부과하지 말 것을 촉구했으나 사지드 자비드 영국 재무장관은 어떻든 오는 4월 이를 부과하겠다고 맞섰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일단 미국과의 무역 갈등 여지가 크게 낮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 주 내에 새로운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무역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는 이미 서명했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에 서명할 예정이지만 캐나다 야당인 보수당이 합의안을 좀 더 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인도는 미국과 디지털제품 제한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56억 달러 규모의 인도수출품이 미국의 특별무역우대 대상에서 제외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일본은 지난해 9월 미국과 무역협정을 맺기는 했지만 이 또한 자동차를 제외한 제한적 성격의 협정이어서 두 나라는 오는 4월 2라운드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1단계 합의에서 약속한 향후 2년간 2000억 달러 미국 수출품 수입을 이행하는 지가 관건이다. 또한 2단계 협상에서는 중국의 보조금 지급이 첨예한 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이 올해도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무역 갈등을 벌일 때마다 해당국 통화뿐만 아니라 원화가 1차적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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