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패러다임 급변시대...학교 커리큘럼도 확 달라져야

지난 1월 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사진=뉴시스
지난 1월 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지난해 말 TV조선에서 '가수 송창식'의 삶을 조명한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있다. 송창식은 음악천재였기에 그의 삶이 궁금했다.  

그는 가수왕 출신답게 "한때 자신의 아들도 음악을 했으면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아들은 음악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들은 지금 게임회사에 다닌다"고 했다. 손녀는 벨리댄스를 한다고 했다. 가수 송창식은 "아들, 손녀가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니 행복하다"고 했다. 

역시 지난해 말 접했던 뉴스 하나가 기억난다. 유튜버와 같은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초등학생 장래 희망 직업 3위에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그것이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조사했더니 초등학생 희망직업 1위는 '운동선수'로 응답자의 11.6%가 선택했으며 교사(6.9%), 크리에이터(5.7%)가 뒤를 이었다고 한다.

6년 전쯤 일이다. 당시 국내 중견 생명보험회사 사장을 만났던 기억이 떠 오른다. 그 사장에게 직원 뽑을 때 어느 전공을 선호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사장은 "앞으로는 수학, 통계학 잘하는 사람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유인 즉 "앞으로는 금융 디지털화 가속으로 영업점의 중요성은 낮아지고 금융상품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우수한 금융상품을 만들어 내려면 수많은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에 맞는 인재가 더 많이 필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격세지감이다. 기자가 어렸을 적 많은 부모는 자녀들에게 판검사나 의사가 되기를 희망했다. 많은 학생 중엔 장차 의사, 판사, 검사가 돼야 부모에게 효도도 하고 출세도 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크리에이터가 되겠다는 답변이 크게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아주 좋은 일이다. 인재들이 창의적인 일에 뛰어들어야 국가 경제가 살고 개인적 영광도 누리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게임회사에서는 신작 하나 잘 내놓으면 큰 돈도 벌고 증시에서 주가도 껑충 뛴다. 통신업계에서는 5세대통신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AI(인공지능)가 산업계에 광범위하게 파고든다. 금융업계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 하는 중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자율 주행과 친환경차 전쟁이 치열하다. 굴뚝 없이 플랫폼 하나 갖고 재벌이 된 글로벌 기업도 많다. 4차 산업시대엔 고용시장이 요동칠 것이라고 한다. 일부 외신은 한국의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시장에서 재벌 못지 않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한국의 일부 영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 받기도 하며 국위를 선양한다.  

이제 좋은 대학 나와 과거 개념의 인기직장 다닌다고 무조건 존경받는 시대도 지났다. 지금 우리나라만 해도 검찰개혁이 뜨거운 화두다. 사법개혁도 마찬가지다. 의사가 되기만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큰 돈 벌던 시대도 지났다. 대기업 들어가지 않고도 많은 돈을 벌고 자기 만족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기만족을 안겨주는 직장이야 말로 최고의 일자리가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새해 한국의 경제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고 한다. 글로벌 경제 전망도 낙관할 수 없다고 한다. 경제 여건만 보면 일자리 대량 창출은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제 국가만 바라보던 시대는 지났다. 대기업만 쳐다보던 시대도 지났다. 틈만 나면 진영 대결 벌이고 갈등 양산하는 정치권에 기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각자도생이라도 해야 할 상황이다.

교육당국과 학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게 있다. 기존 커리큘럼 과감히 바꿔 미래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많은 예산을 단순 노동하는 일자리 창출에 쏟아붓기 보다 창의적인 일을 하겠다고 하는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쪽으로 일자리 정책 방향을 전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제 음력 새해도 시작됐다. 여기저기서 다투고 싸우는 소리에 우울한 게 많은 요즘이지만, 각 분야에서 기발한 일자리가 많이 창출됐으면 좋겠다는 심정에서 이 글을 써 봤다. 새해는 각자가 자기 하고싶은 일 하며 모두 행복해 하는 한해가 됐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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