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스마트폰은 처음부터 1위였나"

반도체 생산공장을 둘러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 /사진=뉴시스.
반도체 생산공장을 둘러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삼성전자가 모바일 프로세서와 파운드리(반도체 생산전문 업종) 두 개의 분야에서 현재 1위에 뒤져 있지만 LCD 디스플레이와 TV, 스마트폰 등에서 이러한 상황을 타개했던 자신들의 역사를 주목해야 한다고 포브스가 29일(미국시간) 강조했다.

미국의 격주 기업전문지인 포브스는 이날 기사에서 "반도체 메모리 가격의 반등 기대로 올해 삼성전자 주가는 2019년 초에 비해 60% 이상 올랐다"며 "메모리가 삼성에게 핵심 분야지만 메모리 가격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삼성은 반도체 부문 사업 다양화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모바일 프로세서의 퀄컴, 파운드리의 TSMC 등 두 시장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쟁자로부터 시장점유율을 가져 오는 것이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포브스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은 퀄컴이 31%, 미디어텍이 21%, 삼성전자가 16%를 차지했다.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50%, 삼성이 20%를 차지했다.

포브스는 삼성이 갤럭시 전화기 75.4%에 삼성의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를 공급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이것으로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이 아닌 다른 수요자들에게도 공급할 수 있도록 퀄컴의 더욱 우수한 스냅드래곤과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문가는 삼성이 스냅드래곤과 같은 품질의 프로세서를 만드는 데 최소 3년이 걸리겠지만 애플과 화웨이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미 자체 프로세서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제조기업들은 퀄컴과의 가격협상을 위해서도 대안으로서 삼성이 필요한 점은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또한 중국기업들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 관한 불확실성 때문에 공급원을 삼성으로도 확대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삼성이 자신들만의 고유한 단점을 안고 있다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삼성이 파운드리의 고객이 될 수 있는 기업들과 스마트폰 및 프로세서 등 다른 부문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반면 TSMC는 오로지 파운드리 사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퀄컴이 올해 스냅드래곤 생산주문을 삼성에서 TSMC로 바꾸는 것이 이런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포브스는 전했다.

포브스는 "삼성이 고지를 차지한 TSMC를 상대로 싸워야 하는 입장이지만 700억 달러 파운드리 시장은 두 회사가 충분한 사업을 할 수 있을 만큼 크다"며 "스마트폰, 서버, 센서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파운드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TSMC가 아무리 커도 이를 모두 맡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삼성이 "모바일 프로세서와 파운드리 시장의 선두 주자들과 힘 겨운 경쟁을 하고 있지만 삼성은 예전 LCD 디스플레이와 TV, 스마트폰 시장에서 불리한 상황을 극복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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