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정책 신뢰 높여야...코로나 위기 속 트럼프 리스크도 잠복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살얼음판이다"

우선.

경제가 설상가상이다. 새해 들어 조금 나아지려나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 쇼크가 국내외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한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걱정은 더욱 크다. 한국은 중국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여서 코로나 감염 우려도 다른 나라들보다 크고 경제적 타격 우려도 훨씬 심각하다. 

코로나 때문에 국내 상당수 자동차 생산이 일시 멈췄다. 중국에서 부품 공급이 끊겨서 생산차질이 생겼다. 그간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들한테 갑질논란을 안겨주기도 했던 일부 한국의 완성차 업체가 주요 부품을 중국에 의존하다 당했다. 작년엔 일본 부품을 많이 쓰던 한국의 반도체 업체들이 아베 정부의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수출 보복으로 큰 위기를 맞을 뻔 했는데 이번엔 중국 자동차 부품을 갖고 자동차를 만들던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곤경에 처했다. 국내 소부장 산업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대기업들이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다. 

그 뿐 아니다. 코로나 사태로 일부 백화점, 마트가 비상이다. 학교도 비상이다. 음식점도 비상이다. 경제 전반이 비상이다. 아직 코로나 관련 경제적 파장을 가늠조차 하기 힘들다. 특히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크게 우려된다.

지난 6일 서울 한 중학교 관계자들이 휴업 안내문을 부착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6일 서울 한 중학교 관계자들이 휴업 안내문을 부착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둘째. 

나라 밖도 오락가락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처음부터 코로나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다. WHO마저 중국 눈치 보느라 그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뉴욕 월가도 중국 코로나 무시하다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에선 연일 코로나 추가 확진자가 급증하고 사망자가 크게 늘고 주요 산업이 줄줄이 타격 받는데도 지난주 뉴욕증시는 현지시간 화, 수, 목 사흘간 고공행진을 하다가 금요일엔 결국 고개를 숙였다. 지난주 주중 상당기간 뉴욕 월가는 코로나 리스크를 외면했다. 일부 고위급 미국 경제 관료조차 코로나 타격이 미미하다고 했고 뉴욕증시는 주중 사흘간이나 코로나 위기에도 코웃음 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했다. 그러다가 결국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 코로나 리스크가 미국증시에 직격탄을 가했다. 금융시장이 코로나 리스크를 매일 자기 입맛대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증시가 코로나 위기를 외면하는 사이 신흥국 증시도 함께 춤추며 일희일비했다.

셋째.

한국에서는 정부를 향해 코로나 대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사협회, 간호관련학회 들은 중국인 입국 금지 대상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책 논란 속에 코로나 위기감은 여전하다. 코로나 공포는 진행형이다. 사람 많은 곳에 가기가 겁나는 요즘이다. 기침 하는 사람만 봐도 경계감이 가는 시기다. 각자 손 잘 씻고 마스크 잘 쓰면서 기본 수칙을 잘 지키는 자세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도 정책 신뢰를 더욱 높여야 할 상황이다. 아무리 선거철이라 해도 코로나 위기와 관련해 다른 편에 책임을 떠넘겨서도 안된다. 이런 위기 때는 정부-여당의 책임이 막중하다. 보다 일관되고 단호한 코로나 대책이 나왔으면 한다. 코로나 대책과 관련,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보다 더 중시해야 할 요인은 그 어디에도 없다.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 참여자들도 코로나 관련 일희일비 보다는 펀더멘털과 코로나 쇼크의 실제 상황 등을 보다 중시하는 투자 자세를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등 외신들이 투자기관 등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 성장률이 5%대 초반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점 등은 엄연한 현실이다.

넷째.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 관련 리스크도 코로나 쇼크와 맞물려 한국과 글로벌을 조마조마하게 한다. 지난주 중국 세관당국은 오는 14일부터 미국산 수입품 750억 달러의 관세를 절반 수준으로 낮춰 2단계 무역협상 분위기를 개선하려 시도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중국이 코로나 쇼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중 무역협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시장은 해석했다. 글로벌 증시도 한때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의 미국 제품 관세 인하 방침은 1단계 무역합의 내용에 따른 것일 뿐 큰 의미가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표출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 쇼크를 감안, 무역협상과 관련해 미국 측이 유연하게 대응해 줄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였지만 미국 측은 냉담했다. 므누신 재무 장관은 한걸음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에 집중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올 연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코로나 쇼크와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방위비 협상 등에서 이견을 보여 온 한-미 관계에서도 '트럼프 관련 이슈'는 여전히 주목해야 할 현안임을 대한민국 국민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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