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위주 넷플릭스, 24개 부문 후보 냈으나 두 개 수상에 그쳐

봉준호 감독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받은 영화 '기생충' 감독상 · 국제영화상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 뉴시스.
봉준호 감독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받은 영화 '기생충' 감독상 · 국제영화상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외국어 영화가 마침내 오스카 정상에 올랐다."

뉴욕타임스가 9일(미국시간) 전하고 있는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 기사의 첫 줄이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제작돼 미국 관객들이 자막을 통해서 감상하는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이 상의 92년 역사상 처음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아카데미를 보다 더 큰 문화적 다양성으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전통적 영화제작자들에게 중요한 방어막을 만들어 준 결과가 됐다.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작품상, 각본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차지에 힘입어 넷플릭스 영화의 거센 약진을 저지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극장 상영보다 스트리밍 위주의 영화를 제작하는 반면, 봉 감독의 '기생충'은 극장에서의 관람을 중시하는 전통적 영화 문화에 충실한 작품으로 분류된다.

뉴욕타임스는 "헐리웃이 마침내 백인들이 만드는 백인영화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고 있는 듯 하다"며 " '기생충'은 다른 최고작품상 후보들과 달리 전통적인 극장 상영을 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아카데미상에서 모두 24개 부문 후보를 냈지만 로라 던이 '결혼이야기'로 여우조연상을 받고 '아메리칸 팩토리'가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는 데 그쳤다.

뉴욕타임스는 "아카데미의 오래된 방어벽이 넷플릭스가 최고작품상 클럽에 가입하는 것을 거부했다"며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전통적인 극장 방식을 통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넷플릭스가 "에미상 수상식에서는 좀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넷플릭스 영화들에 대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갱스터 연구를 담은 '아이리시맨'은 10개 부문 후보가 됐고 노아 바움백 감독의 '결혼이야기'는 6개 부문 후보, '두 교황'은 3개 부문 후보였다"며 "결과적으로 넷플릭스는 이를 갈면서 웃음을 보내야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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