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CJ 이미경은 정말 영화에 미친 사람"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AP, 뉴시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봉준호 감독이 9일(이하 미국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까지 차지하게 될 것을 전혀 생각도 못했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지난 몇 달 동안 미국 영화계와 언론의 흐름이 이번에는 전례 없는 일이 있을 것이란 신호를 약간씩 보냈던 터다.

그러나 봉 감독은 작품상 수상에 대한 별도의 소감은 준비하지 않았다. 감독상 수상 때 경쟁자였던 마틴 스콜세지의 명언을 언급하며 극장을 가득 메운 국제영화계 스타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지만 작품상 때는 마이크를 제작사인 곽신애 바른손E&A 대표에게 넘겼다.

곽 대표의 소감과 함께 공식적인 행사가 모두 끝나자 청중들은 '기생충' 제작진에게 쇼를 더 이어갈 것을 열렬히 요구했다. 톰 행크스가 객석에 앉아 목청 높이는 장면도 카메라에 나왔다.

이래서 등장한 사람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다. '기생충'을 본 해외 관객들은 혹시 영화에 등장했던 인물이 아닌가 추측하면서 다시 영화장면들을 살펴볼 수도 있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진행된 로스앤젤레스 현지의 LA타임스는 10일 '미키 리에 대한 7가지 사실'이란 기사를 보도했다. 미키 리는 이 부회장의 영어이름이다.

7가지 사실은 다음과 같다.

1. 1993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된 CJ그룹의 부회장으로 동생인 이재현 회장이 2014~2017년 물러나 있는 동안 그룹을 이끌었다. 그룹의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계열사인 CJ E&M을 총괄하고 있다.

2. 어린 시절 조부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소유한 동양방송(TBC)의 TV프로그램을 보면서 TV에 관심을 갖게 된 영화광팬이다. 봉준호 감독은 헐리웃리포터(THR)와의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에 대해 "진짜 영화광(cinephile)이다. 수많은 영화를 봤고 (영화에 대한) 열정을 사업으로 옮겨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3. 하버드 석사다. 그외,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에서 공부했다.

4. '드래곤 길들이기' '슈렉' '쿵푸판다' 등을 제작한 드림웍스의 초기 투자자다.

5. 1998년 한국최초의 멀티플렉스 상영관 CGV를 세웠고 2017년 서울에 세계 최대 IMAX를 열었다.

6. 2013년 "세계인들이 한국 문화를 즐기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처럼 2012년부터 해마다 한국문화축제인 KCON을 열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이 2014년 KCON에서 첫번째 공연을 한 것이 지금 어떻게 이어졌는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7. 오렌지카운티에 살고 있다. 이혼을 했으며 자녀는 없다. 현지 신문인 LA타임스가 지역주민 동향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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