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5% 증가 3717억엔...스타트업 기업 고평가 우려도
기업들,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 적응 위해 벤처 인수 늘어

일본 상업빌딩 내 직원들.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AP, 뉴시스.
일본 상업빌딩 내 직원들.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일본에서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작년 인수와 출자액은 전년 대비 5% 늘어난 3717억엔으로 조사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저금리를 배경으로 자금력이 있는 벤처캐피털(VC) 출자에 가세해 매수에 의한 신사업 진출 등 기존 회사나 계열사의 투자부문 움직임도 눈에 띄고 있다. 이러한 투자 과열은 스타트업 기업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평가로도 이어져 우려된다고 니혼게이자신문이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M&A 컨설팅회사인 레코프가 집계했다. VC등 투자회사와 펀드의 비상장 투자는 1110억엔으로 전년보다 60%나 증가했다. 5년 전의 3.6배 규모다.

2010년대 후반, IPO(기업공개)가 매년 90개 안팎으로 안정되어 왔으며 전자상거래 회사인 '메루카리'나 시스템회사인 '산산(Sansan)', 회계소프트회사인 '프리(freee)' 등 상장 시 시가총액이 500억엔 이상인 IPO도 많았다. VC는 상장에 발맞추어 보유주를 팔기 시작해 투자자금 회수를 전망하기 쉬워, 투자 건수도 작년 427건으로 5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었다.

기존 회사와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로 불리는 투자부문의 인수 또는 지분 참여는 2607억엔으로 전체 70%를 차지했다. 이 중 CVC를 통한 투자는 412억엔이었다. CVC는 모기업이 주로 자금을 내놓지만, 본사의 경영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기동적으로 판단하기 쉬운 점이 특징이다.

마루베니는 작년 6월에 CVC를 만들었다. 히타치제작소는 CVC를 일단 중단시켰지만 외부로부터 벤처투자 전문가를 다수 채용하면서 작년 후반에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기업들은 공유경제나 AI(인공지능) 확대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벤처가 갖고 있는 기술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신규사업으로 도입하고 있다. 작년에는 시미즈건설과 후요(芙蓉)종합리스, 모리트러스트 등이 인공 위성을 개발 및 운용하는 싱스펙티브(Synspective)에 86억엔을 출자하기도 했다.

다만 "기존 회사들의 출자는 기업 가치에 대해 비교적 비싸게 평가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이는 비상장기업의 평가액 과열로 연결되고 있다"(일본의 한 대기업 컨설팅회사)는 지적도 있다. 그 결과, IPO에 있어서 일반 투자가들이 내놓은 가치 판단과 크게 차이 나기도 한다. 작년 8월에 상장한 바이오 벤처회사인 '스템림'의 공모가와 매출 가격(공개 가격)은 당초 예상의 약 3분의 1로 떨어지기도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