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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애플, 모두 '주차장'이 만들었다
아마존과 애플, 모두 '주차장'이 만들었다
  • 장경순 기자
  • 승인 2020.02.26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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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안심할 수 있는 도전'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녀야 한다

[최공필 박사,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이 이혼하면서 아내에게 지급한 위자료는 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조스가 세계 최고부자라는 사실만 아는 사람은 위자료가 너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마존의 창업 역사를 보면, 그의 전처가 남달리 막대한 위자료를 받을 이유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베조스가 집 주차장에 컴퓨터 세대를 갖다놓고 인터넷 책장사로 아마존을 창업할 때 아내 맥킨지는 이 회사의 유일한 여성일 뿐만 아니라 사장을 제외한 유일한 직원이었다. 경리담당 여직원에서 회사의 부사장에 이르는 모든 직책을 다 가진 동업자였다. 그런 인생을 살아왔으니 평생 신뢰의 약속이었던 결혼이 깨지는 시점에 이러한 위자료를 받는 것이다. 아무나 다 재벌하고 이혼한다고 이러는 것이 아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 /사진=AP, 뉴시스.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 /사진=AP, 뉴시스.

아마존의 창업 모습은 스티브 잡스의 애플 창업과도 비슷하다. 잡스도 주차장에서 컴퓨터를 만들면서 애플을 창업했다.

세계1위인 미국 경제에서 집 주차장이 기여한 것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과 4위 기업이 주차장에서 탄생했다.

주차장이 담고 있는 의미는 '안심하고 나설 수 있는 도전'이다.

베조스와 잡스의 창업 이야기에서 한국의 중소상인들은 임대료 걱정 없는 가게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할 것이다.

되든 안되든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일을 해 볼 수 있으려면, 물리적 공간도 필요하지만 당장 내일 굶어죽는다는 걱정은 없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최소 반년 정도는 입에 거미줄 치지는 않겠다는 보장은 돼야 한다.

6개월이나 1년, 번듯한 직장에서 월급 받는 것을 포기한 대신 여한 없이 도전해봐서 잘 되면 좋고 안 되더라도 다시는 뒤돌아볼 필요 없이 뿌듯하게 새로운 길을 나서게 된다.

그래서 주차장에는 또 다른 큰 의미가 담기게 된다. 바로 '무한한 가능성'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의 발전단계에서는 모든 사람이 밭에 나가 일을 하는 근면한 생산성뿐만 아니라 누군가 몇 사람은 '게임을 바꾸는' 혁신을 가져와야 현상 유지자체가 가능하다.

혁신은 예측가능하지도 않고, 정해진 교육방식으로 정해진 시간에 이룰 수도 없다. 국가 경제가 늘 무한한 가능성을 보장해야 미리 예측할 수 없는 언젠가 이뤄진다.

모든 사람이 다 여기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그래서도 안된다. 시간을 약속할 수 없는 혁신에 모두가 매달리는 건 '로또인생'이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혁신의 끼'가 있는 사람은 여기에 나서야 한다. 안 그러면 그 나라 경제는 더 혁신의 나라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공짜월급'이 아니냐는 경계감도 사고 있는 기본임금은 이런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관건은 이것이 '루저 인생'을 지탱하는 끈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무분별한 인기영합이 결부된다면 기본임금이 이렇게 악용될 수 있다.

그래서 기본임금을 국가가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투자로 여겨야 하는 것이다. 투자는 상환불이행에 대해 대응하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비유적으로 '투자'라는 것이지 법적인 '투자'여서는 안된다. 기본임금을 국가의 국민에 대한 채권으로 만들어선 안된다. 그건 현대판 노예제도다.

만약 어느 연령까지 기본임금을 받고도 여전히 제구실을 못한다 해서 국가가 마구잡이로 부려먹는다면 이것은 앞서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는 '엘리미네이션' 체제다. 한 번 경쟁에서 실패한 사람들을 영원히 승격의 기회가 없는 하위리그로 추방하는 것이다. 엘리미네이션 사회는 희망을 버린 패자들로 인해 사회안전망이 막대한 비용을 치른다.

기본임금을 일정기간 이상으로 더 받으려면 그에 따른 기여를 하도록 하되, 여전히 이들이 부활을 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받도록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한 번 경쟁에서 처진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한 존중이 극도로 저하되기 쉽다. 기본임금을 연장하면서 적절한 공공노동을 부과하거나 만약을 대비한 소집을 하면서 여전히 사회에 기여하는 역할이 있음을 일깨워준다. 이 노동은 지나치게 혹독하지 않아서 이 사람의 자기개발이 가능해야 한다. 부여된 작은 임무라도 완수할 때마다 자신이 '리그'에서 완전히 탈락한 건 아님을 깨닫게 한다.

다만, 기본임금의 규모가 너무 크지 않아서 이 사람에게 계속 더 큰 성공의 욕구를 갖게 해야 한다.

말하자면, '정신적 주차장'이 돼주는 것이다.

기본임금은 미래를 위한 최소한의 버팀목 역할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의 소비기반을 키워주기도 한다. 젊은 세대는 아직 경제적으로 정착하지 못했지만 소비성향은 가장 크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쓰는 10만 원이 1조 원대 부가가치 산업 기반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연령대다.

그러나 기본임금에서 당장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무분별한 현금살포로 전락하는 것을 어떻게 차단하느냐다.

국가가 운영하는 현대판 노비제도로 악용될 걱정을 하는 건, 지금 단계에선 그 다음이다.

베조스와 잡스가 기본임금을 받아서 성공한 사람들은 아니다. 2010년대 후반에 들어서 북유럽에서 실험한 이 제도를 1970년대 미국인들이 받았을 리가 없다.

다만 이들에게는 진짜 주차장이 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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