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사정이 크게 나빠지면서 세계 경제에 불안감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독일의 유로존 탈퇴가능성 등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제기되고 있어 향후 우리 경제를 짊어지고 갈 정책당국 및 차기 대선후보진영도 이를 예의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주요 외신과 해외 기관에 따르면 한동안 잠잠하던 유로존 악재가 다시 크게 불거지고 있다.
 
특히 파이낸셜 타임즈(FT)는 전에 없는 비관론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유로존 위기가 더 심학해질 경우 독일이 유로존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보도내용인즉 이렇다. 독일은 그동안 유로존 위기 해결에 나홀로 고군분투했다. 메르켈 총리가 총대를 메왔다. 그러나 무한정 쏟아부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혼자 그 많은 손실을 감내해 낼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유로존 위기가 더 심해지면 독일도 지칠 수 밖에 없고 결국은 독일마저 유로존에서 떠날 수 밖에 없는 끔찍한 상황이 올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클레이즈도 한 수 거들었다. 바클레이즈는 “아직 유로존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 지난 몇 주 일부 국가의 경기가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는 과장된 것이었다”고 비관론을 쏟아냈다.
 
이들의 우려 깊은 진단은 스페인과 그리스의 상황이 다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스페인은 재정감축을 앞두고 극심한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총리 선거까지 눈앞에 두고 있어 구제금융신청 등 주요 현안이 지연될 위기를 맞고 있다. 국채금리가 다시 연 6%를 웃도는 등 불안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그리스도 마찬가지다. 스페인과 그리스에선 연일 재정감축에 반대하는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불안감속에 유럽중앙은행이 약속한 국채매입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우리가 특히 관심을 둬야 할 것은 독일의 태도다. FT의 보도내용이 현실화 되면 어찌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유로존 위기 초기 우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할 경우를 떠올렸다. 그리스가 스스로의 자구노력을 회피하고 유로존 밖으로 내 팽개쳐질 경우 그야말로 유로존 각국은 큰 피해를 입게 되고 결국 세계 경제에도 더 큰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독일 등이 그리스를 어떻게든 껴 안고 가려했던 것도 이때문이었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날지 모른다고 했을때도 야단들이었는데 하물며 독일이 유로존을 떠난다면 어찌될까. 그야말로 유로존의 앞날은 생각조차 하기 싫은 최악의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독일이 누구인가. 지금까지 유로존의 재기를 위해 나홀로 지휘자 역할을 해 온 유로존의 마지막 남은 희망이 아니었던가.
 
물론 독일이 유로존을 떠나도록 세계 주요국들이 방관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 한가지 분명한 것은 유로존 사태가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는 점은 더욱 분명해 보인다.
 
얼마전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된 기업금융전략포럼 조찬 강의를 통해 “유로존 국가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상환능력 악화로 재정위기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럽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내비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런 조짐들이 지금 유럽 한 켠에서 속속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우리 대선주자들도 유럽을 망하게 했던 복지포퓰리즘보다는 현실적인 경제공약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민주화 추진도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유로존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내외 경기침체도 길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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