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정책 고갈된 것도 유럽 통화에 실망감 안겨
코로나 공포 대확산 속에 트럼프가 유럽인 입국 제한한 것도 유럽쪽 통화에 직격탄
코로나 공포 대확산 속에 믿을 건 달러?...엔화가치도 추락

미국 달러. /사진=뉴시스
미국 달러.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12일(미국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미국달러가 주요국 통화 위에 군림했다. 코로나19 위기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유럽인의 입국제한까지 취하자 유럽 통화들이 급격히 무너져 내렸다. 이날 유럽중앙은행이 '정책고갈'을 노출한 것도 유럽쪽 통화가치를 크게 끌어내렸다. 코로나19 공포가 급격히 커지자 그래도 믿을 건 달러라는 인식도 나타났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 동부시각 오후 2시 43분 기준 미국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1.1197 달러로 0.65%나 하락했다. 같은 시각 달러 대비 파운드의 가치는 1.2598 달러로 1.73%나 추락했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105.16엔으로 0.59%나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이 높아졌다는 건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가 절하됐음을 의미한다.

이날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 이목이 쏠렸다. ECB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0.5%인 기준금리를 –0.6%로 인하할 것으로 시장은 기대했다. 그러나 이날 정작 ECB는 금리를 내리지 않았다. ECB는 금리를 내리지 않는 대신 –0.75% 금리의 기업자금을 제공하고 연말까지 양적완화 규모를 1200억 유로로 확대키로 했다. ECB의 크리스틴 라가르트 총재는 재정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ECB가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았는데도 미국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곤두박질 쳐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ECB의 통화정책 여력이 고갈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고 유로화의 가치는 추락했다. CNBC 등 외신은 ECB의 금리동결 속에 시장이 실망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뿐만이 아니다. CNBC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가 급속 확산되는 유럽국가에 대해 입국제한 조치를 내렸다"고 전한 가운데 유럽쪽 통화가치 하락이 두드러졌다.

영국 영란은행이 전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한 가운데 이날 미국의 유럽국가 입국제한까지 취해지자 파운드의 낙폭은 더욱 컸다.

코로나19 위기 대 확산 속에 그래도 믿을 건 달러라는 인식 속에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도 추락하긴 마찬가지였다.

CNBC에 따르면 코로나19 대확산이 주요 자산시장에 직격탄을 날렸지만 달러가치는 폭등했다. 미국증시 장중(한국시각 13일 새벽 2시28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7.47로 1.02%나 상승했다.

CNBC는 "이날 미국 연준(Fed)은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이르자 시장에 유동성을 추가 공급하고 매입대상 채권 범위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면서 "이런 가운데 달러가 뛴 것도 눈길을 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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