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에서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Fed 총재는 대표적인 완화론자다. 지난해 Fed가 세 차례 금리를 내릴 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을 갖고 있던 불라드 총재는 두 번의 반대 소수의견을 냈다. 금리인하를 반대한 것이 아니다. 안 내리는 회의에서 내릴 것을 주장했고, 0.25%포인트 인하할 때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

그의 이런 완화적 성향은 당연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그에게 세인트루이스 Fed 총재가 아닌 Fed 이사로 자리를 옮길 것을 제안했다.

이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Fed 의장에 대한 불만으로 그의 해임을 시도하다 그게 여의치 않자 Fed 의장이 아닌 Fed 이사로 강등시키려 한다는 보도가 나올 때다. 경우에 따라서는 Fed 이사로 옮겼다가 파월 의장의 자리를 대신하는 경우도 상상해 볼만한 때였다. 하지만 지역Fed 총재 보다 연봉이 훨씬 적은 Fed 이사로 옮기는 것으로 불라드 총재는 이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Fed 의장 인사를 하게 될 때 불라드 총재는 매우 높은 순위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Fed)은행 총재. /사진=세인트루이스 Fed 홈페이지 캡처.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Fed)은행 총재. /사진=세인트루이스 Fed 홈페이지 캡처.

로이터의 22일(미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불라드 총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오히려 미국 경제에는 공공보건에 대한 투자를 통해 반등하는 기회로 분석했다. 잠재적으로 2조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가 경제성장에 필요할 뿐만 아니라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불라드 총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일을 미국 공공보건을 위한 막대한 투자의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상황을 불황(recession)으로 보는 것도 거부했다. 불황은 경기순환에 따라 예측할 수 있는 것이어서 현재의 전염병에 따른 돌발상황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설령 2분기 경제적 생산이 절반으로 떨어져도 이는 기업과 소비자가 보건방침을 준수한 것이기 때문에 실패가 아닌 승리라고 강조했다.

불라드 총재는 "공장의 스위치를 껐다가 다시 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개인적인 추정(ballpark estimate)에 따르면 실업률이 1929년 대공황 때보다 높고 2007~2009년 금융위기 때의 세 배인 30%에 이를 수 있으며 2분기 생산은 예년의 절반인 2조5000억 달러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불라드 총재는 "핵심 목표는 간단하다"며 "모든 가계와 기업이 2분기를 견딜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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